튀르키예 지진 난민 막아라…그리스, 국경 통제 대폭 강화

선명수 기자

“이동 막을 긴급 지원 먼저”

<b>이탈리아 근해서 난민선 난파…최소 59명 숨져</b> 이탈리아 구조요원들이 26일(현지시간) 남부 쿠트로 근처 해변에서 높은 파도 탓에 암초에 부딪쳐 난파한 난민 선박 탑승자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이탈리아 당국은 이날 사고로 어린이 12명을 포함해 최소 5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 근해서 난민선 난파…최소 59명 숨져 이탈리아 구조요원들이 26일(현지시간) 남부 쿠트로 근처 해변에서 높은 파도 탓에 암초에 부딪쳐 난파한 난민 선박 탑승자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이탈리아 당국은 이날 사고로 어린이 12명을 포함해 최소 5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그리스가 튀르키예·시리아 강진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의 밀입국을 막기 위해 최근 국경수비대 수백명을 추가 투입하는 등 튀르키예와 맞댄 육지·해상 국경 통제를 강화했다고 26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노티스 마타라키 그리스 이민부 장관은 “수백만명의 이주는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이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대한 긴급 지원으로 난민들의 대규모 이동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타라키 장관은 지난 24일 아테네 외곽에서 열린 유럽연합(EU) 국경관리 회의에서 EU의 자금 지원 여부와 상관없이 튀르키예와의 국경 장벽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길이 35㎞, 높이 5m인 튀르키예 국경 장벽 규모를 올해 말까지 2배로 늘릴 방침이다. 마타라키 장관은 “불법적인 이주로부터 유럽 대륙을 보호할 수 있도록 에브로스강 전체를 따라 장벽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7월 임기가 끝나는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가 이끄는 그리스 중도우파 정부는 전임 좌파 성향 정부에 비해 난민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히 국경지대에 도착한 난민을 되돌려보내는 등 강경한 대응으로 EU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그리스는 내전이나 극단주의 세력의 탄압을 피해 유럽으로 향하는 중동 난민들이 거치는 주요 길목이다.

그리스가 난민 단속을 강화하자 튀르키예에서 출발한 난민들은 그리스 섬을 우회해 곧바로 이탈리아까지 더 긴 항해에 나서고 있다. 고무보트나 목선 등 긴 항해에 적합하지 않은 부실한 선박이나 과밀한 배를 타고 더욱 위험천만한 항로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이날 이탈리아 서남부 칼라브리아주 동쪽 해안에서 난파돼 최소 59명이 숨진 난민 선박도 튀르키예에서 출항한 것으로 확인했다. 난파 선박에는 150~200여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돼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사망자 가운데는 신생아를 포함해 어린아이 12명이 포함돼 있었다.

EU는 그리스가 이 문제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많은 재정을 지원해 왔다. EU 재정의 일부는 난민 과밀 수용 문제가 불거졌던 사모스, 레로스, 코스 등 그리스 5개 섬에 새 난민 캠프를 건립하는 데 투입됐다. 그러나 2021년 새로 문을 연 캠프는 교도소에 버금가는 통제 시설을 갖춰 인권침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리스 등 15개국 장관들은 지난 24일 회의에서 국경 통제 시설 증축을 위한 추가 재정 지원을 촉구했다. 마타라키 장관은 “EU가 어떤 종류의 이민정책, 어떤 종류의 국경 통제를 할지 결정해야 할 중대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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