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전 사무총장 “일부 회원국, 우크라에 지상군 보낼 수도···동유럽 특히 불안”

선명수 기자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차가 러시아군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도네츠크주 차시브야르 인근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차가 러시아군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도네츠크주 차시브야르 인근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않는다면 일부 회원국이 자발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지상군을 파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전 나토 사무총장은 내달 11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유럽과 미국을 순방하며 이 같은 유럽 내 기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의 대통령의 고문으로 활동해 왔다.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일부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가 정상회의 의제에서 제외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집단방위체제를 운용하는 나토 가입을 희망해 왔다. 나토 설립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집단방위 조약 5조는 회원국 중 한 국가가 공격을 받으면 동맹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무력 사용을 포함한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일에도 “서방 군사동맹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면 언제든지 가입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나토 합류 의지를 재차 밝힌 바 있다.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는 당장 나토 가입이 어렵더라도 전쟁이 끝난 뒤 자국이 나토에 합류할 것이라는 회원국 차원의 ‘정치적 결정’을 희망하고 있다. 나토 가입 약속을 받는 것만으로도 러시아를 압박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 회원국들도 이런 구상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지만, 나토의 주축인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언젠가는 회원국이 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 이상의 ‘확답’은 주저하고 있다.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나토가 우크라이나가 갈 명확한 경로에 동의하지 못한다면 일부 국가가 독자적인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면서 폴란드를 언급했다. 그는 “폴란드가 국가 차원에서 더 크게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발트해 다른 국가들이 이를 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여기에는 지상군 파병 가능성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폴란드는 우크라이나가 빌뉴스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면 따로 자발적인 연합을 구성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라며 그들은 너무 오랫동안 서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자신들의 경고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음주 나토는 집단방위 조약 5조가 발동된 상황을 가정해 사상 최대 규모의 방공 훈련을 벌인다. 독일에서 열흘간 열리는 이 훈련에는 군인 1만명과 250대의 전투기 등이 동원될 예정으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에 맞춰 나토의 방위능력을 과시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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