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30년 만에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분쟁지역 대표단 파견

손우성 기자

“인도주의를 위해 필요한 사안 평가”

아르메니아계 주민 대탈출…10만명 떠나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접경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1일(현지시간) 한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아르메니아로 탈출하는 버스에 탑승해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접경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1일(현지시간) 한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아르메니아로 탈출하는 버스에 탑승해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유엔이 최악의 유혈 충돌이 발생한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접경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 1일(현지시간) 대표단을 파견했다. 유엔 고위 인사가 이 지역을 방문한 건 아르메니아계 분리주의 세력이 자칭 공화국을 세우며 아제르바이잔과 갈등을 빚기 시작한 1991년 이후 처음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유엔 대표단이 인도주의를 위해 필요한 사안들을 평가하고자 나고르노-카라바흐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유엔 원조 담당 고위급 인사가 대표단을 이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엔 대표단이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방문한 건 32년 만이다.

앞서 아르메니아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 민간 시설에서 모든 병력을 철수하고 유엔이 이 지역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사회에서 아제르바이잔 영토로 인정받고 있지만, 주민 대부분은 아르메니아계 사람들이다. 특히 1991년 아르메니아계 분리주의 세력이 공화국을 세우고 군대까지 운영하면서 아제르바이잔과 30년 넘게 충돌해왔다. 아제르바이잔은 결국 지난 19일 나고르노-카라바흐 일대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1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분리주의 세력으로부터 압수했다고 주장한 무기 모습. AFP연합뉴스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1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분리주의 세력으로부터 압수했다고 주장한 무기 모습. AFP연합뉴스

아르메니아 분리주의 세력은 무장 해제를 조건으로 주민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아제르바이잔 정부와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이른바 ‘인종 청소’를 우려한 아르메니아 주민들은 모국으로 피난하고 있다.

아르메니아 정부는 전날 나고르노-카라바흐에 살던 아르메니아계 주민 10만483명이 자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아르메니아계 약 12만명이 이곳에 거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민 대부분이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떠난 것으로 추산된다.

양국 협상은 요원하기만 하다. AP통신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은 이날 2020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이 지역에서 아르메니아계 공화국 대통령을 자처했던 분리주의 지도자 아라이크 하루튜니안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국무장관이던 루벤 바르다니안은 지난달 아르메니아로 넘어가던 중 붙잡혔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니콜 파니샨 아르메니아 총리는 오는 5일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적대관계 종식을 위한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날 성명을 내고 “양국의 대화를 촉구하며 국제사회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알자지라는 “수십 년 동안 3차례 전쟁을 치른 양국은 지금까지 서방의 여러 차례 중재에도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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