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전후 70년 담화’

외신들 반응 “전범 조부 발자취 그대로 따라갔다”

장은교 기자

1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에 대해 외신들은 “아베 총리가 직접적인 사과를 꺼렸다”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아베 총리가 전쟁이 남긴 상처에는 슬픔을 표현하면서도 일본의 구체적 책임은 언급하지 않고, 전후 세대의 책임에 선을 그은 사실에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담화 발표 후 “아베 총리가 ‘20세기에 일어난 전쟁에서 많은 여성들의 존엄성과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지만, 당시 일본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것을 꼬집은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어 “아베 총리는 2차 세계대전 때 총리를 지낸 뒤 전범으로 미국 감옥에서 구금되기도 한 기시 노부스케의 손자”라며 “아베는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가 존경하는 조부의 발자취를 따라갔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아베 총리의 담화가 과거 다른 지도자들의 사과를 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도 “아베 총리의 유명한 사진 중 하나는 그가 할아버지의 무릎에 앉아 있는 모습”이라며 아베 총리의 ‘부실한 사과’에 가족적인 배경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서울역에서 한 노인이 아베 총리의 담화를 TV 생중계로 지켜보는 사진과 함께 “아베 총리가 전쟁에 대해 슬픔을 표현했지만 ‘일본이 미래세대까지 계속해서 사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아베 총리가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이 끼친 폐해에 대해 극도의 슬픔을 표현했지만 새로운 사죄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방송은 “공식적으로 자신의 입장에서 사과하지는 않았다”면서 특히 미래세대가 사과할 숙명을 짊어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A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모두 “아베 총리가 직접적인 사과를 꺼렸다”는 내용을 제목으로 강조했다.

가디언은 “새로운 내용은 없었으며 한국 등 이웃나라들의 분노가 촉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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