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전후 70년 담화’

중국 반응 “희석된 사과… 절름발이 출발일 뿐”

베이징 | 오관철 특파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4일 아베 담화에 대해 “아베의 희석된 사과는 진정성 시험에 실패했다”는 제목의 평론을 싣고 비판했다.

신화통신은 “아베 총리가 자신의 담화에 이전 정부의 사과들을 언급하면서 주변 국가들과 화해를 위한 조치를 취하길 희망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의 사과는 기껏해야 희석된 것이며 이웃국가들과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절름발이 출발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또 “이번 담화는 1995년 일본이 저지른 전쟁을 용감하고 정직하게 인정했던 무라야마 담화보다 후퇴한 것이며 ‘사과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유지한다’는 식의 수사로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베의 불순한 사과는 이웃과 국제사회의 일본에 대한 경계감을 낮추기엔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아베 총리가 일본이 침략했던 국가들 이름을 말하는 과정에서 중국을 최후에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아베 총리의 담화 내용을 분석한 뒤 대응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누리꾼 쉬징보(徐靜波)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아베 총리가 모두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모두 열거했지만 공허하며, 살은 있는데 뼈는 없다”고 적었다. 이 밖에 “무엇을 말하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니며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중요하다. 입으로만 사과하는 것은 여전히 군국주의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란 글들이 올라왔다.

일본 내 화교 매체인 일본신화교보의 장펑(蔣豊) 총편집은 환구망 기고문에서 “이번 담화는 일본 내 각종 정치세력의 바둑게임에서 나온 것”이라며 “머지않아 아베 총리가 담화 내용 중 어떤 부분이 자신의 이념과 사관이고, 어떤 부분이 다른 정치세력이 자신에게 강요한 것인지 설명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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