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에서 커져가는 ‘난카이 해구 대지진’ 공포

박용하 기자

서쪽 규슈~시코쿠 사이
해협에서 규모 6.6 지진

100여년 간격 발생 예측
1946년엔 1400여명 사망

지난 1월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일본에서 지난 17일 규모 6.6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사망 피해가 보고되진 않았으나, 일본인들은 100여년 주기로 일어나는 ‘난카이 해구 대지진’을 떠올리며 공포에 떨었다.

18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전날 오후 11시14분쯤 일본 서쪽 규슈와 시코쿠 사이 해협에서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당초 속보치로 지진 규모를 6.4, 진원지 깊이를 50㎞로 발표했으나 약 2시간 뒤 규모 6.6, 진원지 깊이 39㎞로 정보를 정정했다.

이번 지진으로 시코쿠 서부인 고치현 스쿠모시와 에히메현 아이난초에서는 진도 6약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고치현과 에히메현에서 이 정도의 흔들림이 관측된 것은 일본의 현행 지진 등급 체계가 도입된 1996년 이후 처음이다.

지진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가로등이 쓰러지고 수도관이 파열됐으나, 건물 붕괴나 사망 등 큰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부상자는 이날 오전 기준 8명으로 집계됐다. 일본 정부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우려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지진이 난카이 대지진의 예상 진원 지역에서 발생했기에 일본인들의 우려가 적지 않았다.

난카이 대지진은 수도권 서쪽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구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 지진이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것은 1946년 ‘쇼와 난카이 지진’으로 14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일본 정부 산하 지진조사위원회는 2022년 기준으로 이 지진이 40년 내 발생할 확률을 90% 수준으로 잡았으며, 최악의 경우 사망자만 32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지진은 일본인들의 근심거리가 돼왔다. 최근 노토반도에서 강진이 일어나자 학계 일각에서는 이를 난카이 대지진의 전조 징후일 수 있다고 보고 경계를 당부하기도 했다.

일본 기상청은 현재 난카이 대지진의 예상 진원 지역에서 규모 6.8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대지진의 가능성이 높아졌는지를 즉각 조사토록 하고 있다. 이번 지진은 규모가 기준치에 다소 미치지 못했기에 구체적인 조사까진 이르지 않았다.

다만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기상청 측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지진으로)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졌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여진이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계속 (지진) 피해 등 정보를 수집 중”이라며 “앞으로 1주일 정도는 진도 6약의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주의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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