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한국 대사관이 12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단체(IS)로 추정되는 괴한의 공격을 받아 경비원 등 2명이 숨지고 또 다른 경비원 1명이 다쳤다.
리비아 외교부는 12일 “번호판이 없는 차를 타고 지나가던 무장 단체가 대사관 앞에서 다수의 총알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리비아 주재 한국 대사관에는 한국 외교관 2명 등 한국이 3명이 있었다. 한국 외교부는 “사상자는 모두 현지인이며 보고된 우리 국민의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AFP는 “경비원들이 타는 차량에 총알구멍이 났지만 그외 피해는 없는 것 같다”며 “이번 공격이 한국을 겨냥했는지, 리비아인을 겨냥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대사관은 몇달 전부터 폐쇄됐지만 한국 관리들은 대사관을 사용하고 있었다.
로이터는 “IS에 충성을 맹세한 단체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격을 가해 경비원 등을 사살했다는 글을 올렸다”며 “그러나 이 주장이 사실인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만일 이게 사실이라면 IS가 한국 공관을 공격한 첫번째 사례가 된다. IS에 충성을 맹세한 단체들은 지난해말부터 이집트 대사관 등 외국 대사관들을 향해 공격을 벌여왔다.
리비아는 2011년 독재자 카다피가 축출된 뒤 이슬람계와 비이슬람계 사이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총선에서 패한 이슬람 세력은 트리폴리에 행정부와 의회를 별도로 구성하면서 현재 리비아에는 정부와 의회가 각각 2개씩 양립돼 있다.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과도 정부와 의회는 IS 공세 속에 트리폴리에서 쫓겨나 동부 도시 토브루크로 피신해 있다. 최근 IS 연계 세력들이 유전지대를 공격하면서 유전 여러곳이 석유 생산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dpa는 “이미 여러 나라들이 자국민과 외교관들을 피신시켰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해 7월 대사관을 폐쇄하고 자국민을 귀국시켰다.
한편 리비아는 한국이 여행을 금지하고 있는 6개 국가 중 한 곳이다. 그외 5개국은 이라크, 예멘, 소말리아, 시리아, 아프가니스탄이다. 이런 나라에 가려면 정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