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에르도안 “뉴질랜드, 이슬람사원 총격 테러범 처벌 위해 사형제 부활시켜라”

박효재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지방선거 유세차 북부 종굴다크주 에레일리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에레일리|AP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지방선거 유세차 북부 종굴다크주 에레일리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에레일리|AP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50명의 사망자를 낸 뉴질랜드 이슬람사원(모스크) 총기난사범을 처벌하기 위해 뉴질랜드 정부에 사형제를 부활하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북부 종굴다크주에서 지방선거 유세 도중 이같이 말했다고 터키 휘리예트 등이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뉴질랜드가 총격범을 제대로 응징하지 않을 경우 터키가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오는 31일 선거를 앞두고 무슬림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다른 나라 내정까지 간섭하는 등 선을 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연설에서 “너(총격범)는 우리 형제 50명을 죽였다”면서 “뉴질랜드가 너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을 때 우리(터키)는 어떻게 하면 네가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을지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터키가 15년 전 사형제를 폐지한 것은 잘못한 것”이라면서 의회가 사형제 부활을 통과시킬 경우 이를 승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뉴질랜드도 총격범이 사형에 직면하도록 법을 손질해야만 한다”면서 “뉴질랜드 의회가 결단을 내리지 않을 경우 끝까지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정부가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의 주요 지지층인 무슬림들을 결집하기 위해 뉴질랜드 모스크 테러범에 대한 분노를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 주말부터 유세 현장에 범인이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했던 범행 영상을 틀고, 범인이 범행 전 발표했던 선언문 문구 일부를 낭독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즉각 항의 의사를 밝혔으나 소용 없었다. 앞서 윈스턴 피터스 외무장관은 “터키 외무장관과 부통령에게 이 영상을 보여줌으로써 해외 거주하는 뉴질랜드인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도 유세 현장에 테러범이 모스크에 진입하고 총격을 하는 영상을 틀었다.

AKP는 지난 16년간 집권했지만 최근 경제난으로 지지율이 떨어지며 유세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가 쿠르드 무장세력과 이슬람혐오증이라는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이번 지방선거를 ‘생존의 문제’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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