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아프간

혼란은 줄었지만 줄 잇는 ‘엑소더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운항 재개된 카불 공항

<b>134명 정원 미군 수송기에 640명 ‘빼곡’</b> 16일(현지시간) 미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원이 입수해 공개한 미 공군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의 내부 사진이다. 전날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수송기 안에 탈레반을 피해 탈출하려는 아프간인들이 발 디딜 틈 없이 앉아 있다. 이 수송기의 공식 최대 탑승 인원은 134명이지만, 이날 수송기에 탄 아프간인은 640명으로 확인됐다. 미군 관계자는 “아프간인들이 반쯤 열린 수송기 후방 적재문으로 자신을 밀어 넣었다”면서 “강제로 내리게 하는 대신 데리고 가기로 승무원들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카불 | 로이터연합뉴스

134명 정원 미군 수송기에 640명 ‘빼곡’ 16일(현지시간) 미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원이 입수해 공개한 미 공군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의 내부 사진이다. 전날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수송기 안에 탈레반을 피해 탈출하려는 아프간인들이 발 디딜 틈 없이 앉아 있다. 이 수송기의 공식 최대 탑승 인원은 134명이지만, 이날 수송기에 탄 아프간인은 640명으로 확인됐다. 미군 관계자는 “아프간인들이 반쯤 열린 수송기 후방 적재문으로 자신을 밀어 넣었다”면서 “강제로 내리게 하는 대신 데리고 가기로 승무원들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카불 | 로이터연합뉴스

미·영 병력 투입 활주로 통제
자국민·아프간 조력자 수송

미국과 동맹국들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의 수중에 떨어지자 자국민 철수와 아프간인 조력자 탈출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현지인들이 몰려들면서 운영이 중단됐던 카불 국제공항은 혼란과 소요가 정리돼 항공기 운항이 재개됐다.

미군 합동참모본부의 병참 담당인 행크 테일러 소장은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이 아프간 현지시간 17일 오전 운영이 재개됐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불 공항은 전날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아프간인들이 활주로까지 진출하면서 운영이 중단됐다. 미군은 활주로에 진입한 아프간인들을 쫓아내기 위해 경고사격까지 했다. 비행기에 매달렸다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례도 있었다. 지금까지 카불 공항에서 최소 7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공항 운영 중단으로 자국민과 동맹국 국민 등이 고립될 위기에 처하자 공항 운영을 재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

앞서 프랭크 매킨지 미 중부사령관은 지난 15일 카타르 도하에서 탈레반 고위 지도자를 만나 항공기를 이용한 후송 작전을 방해하지 말라면서 필요한 경우 무력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경고를 전달했다.

공항 경비에 추가 투입될 미군 병력도 속속 카불에 도착하고 있다. 현재 카불에 배치된 미군 병력은 250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아프간 배치 병력을 6000명까지 늘리기로 한 상태다. 영국도 자국민 철수 지원을 위해 병력 200명을 추가 투입하는 등 총 900명을 배치키로 했다.

공항 운영이 재개되면서 탈출 러시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서방국가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외교관과 민간인을 실은 군 항공기들이 다시 카불 공항에서 이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BBC방송 인터뷰에서 “카불 공항 군사구역이 안전하게 열려 있기 때문에 항공기들이 영국으로 떠날 수 있다”면서 “계획대로라면 하루에 1000명 이상 영국으로 실어나를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도 각각 군 수송기를 동원한 자국민 및 아프간 조력자 수송 작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사들도 현지 채용 직원과 가족들의 아프간 탈출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자사를 포함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신문사 3곳이 공동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아프간 현지 직원과 가족들이 신속히 출국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언론사 발행인들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앞으로 같은 취지의 e메일도 보냈다. 현재 카불 공항에서 출국을 기다리는 세 언론사 직원 등은 모두 204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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