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이스라엘 가자 최남단 공격 계획에 경악···세계 혼돈의 시대로 진입”

선명수 기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피란민 100만명 이상이 밀집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에서 군사작전을 확대하겠다는 이스라엘군의 계획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세계가 전쟁과 갈등으로 치닫는 ‘혼돈의 시대’에 진입했다며 현 상황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유엔의 개혁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에서 신년 업무설명 연설을 하며 “이스라엘은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규모와 속도로 가자지구를 파괴와 죽음으로 몰아넣는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나는 특히 이스라엘군이 다음 목표로 라파를 정조준하려 한다는 소식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곳은 필사적으로 안전한 곳을 찾아 모여든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밀집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이집트 국경과 접한 라파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로, 이스라엘군의 지상작전을 피해 피란을 온 주민 100만여명 이상이 밀집돼 있다. 전쟁 전 인구 25만명이었던 도시에 현재 가자지구 전체 인구(230만명)의 절반 가량이 머물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이스라엘군은 남부 최대 도시 칸유니스에 이어 라파에서도 군사작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스라엘군의 지상전에 따라 북부에서 중부로, 중부에서 남부로 거듭 밀려났던 피란민들은 더 이상 대피할 곳조차 없는 상황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스라엘군의 이런 군사행동은 이미 인도주의적 악몽에 놓인 가자지구 상황을 기하급수적으로 악화시키고 지역에 전례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런 상황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마저 기능이 마비되면서 세계가 ‘혼돈의 시대(age of chaos)’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냉전 시대에는 잘 확립된 메커니즘이 강대국 간 관계를 조율하는 데 도움을 줬지만, 오늘날 다극화 시대에는 그런 메커니즘이 사라지고 있다”며 “그 결과 우리는 위험하고 예측할 수 없으며 처벌도 받지 않는 혼란 상황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안보리가 결정을 내리면 이를 실행할 수 있어야 하며 더욱 대표성을 가져야 한다”면서 특히 “아프리카 대륙에 상임이사국이 한 나라도 없는 현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안보리 개혁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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