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악재…이란, 호르무즈 해협서 이스라엘 관련 선박 나포

손우성 기자

혁명수비대, 이스라엘 재벌 소유 선박 납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격 관련 첫 보복

브렌트유 장중 선물 가격 5개월 만에 92달러↑

이란 혁명수비대가 13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컨테이너선 ‘지중해해운(MSC) 에리즈’를 나포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가 13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컨테이너선 ‘지중해해운(MSC) 에리즈’를 나포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이란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본토 공습에 앞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스라엘 관련 선박 한 척을 나포했다. 이스라엘군의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을 시작한 이란이 향후 호르무즈 해협을 점거하고 비슷한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전망이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이날 “이란 혁명수비대가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에 연관된 선박을 나포했다”며 “당시 선박은 이란 영해에 진입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혁명수비대에 붙잡힌 선박은 포르투갈 선적 컨테이너선 ‘지중해해운(MSC) 에리즈’로, 이스라엘 재벌 에얄 오페르의 조디악그룹 계열사인 조디악해운 보유 선박이라고 보도했다.

혁명수비대는 IRNA통신을 통해 선박 나포 당시 상황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엔 혁명수비대원들이 헬리콥터에서 밧줄을 타고 컨테이너선 위로 내려오는 장면과 함께 승조원이 다급하게 소리치는 모습이 담겼다.

조디악그룹은 성명을 내고 “나포된 선박은 MSC에 장기 임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MSC는 “선박엔 선원 25명이 탑승했다”며 “이들의 안전과 선박의 무사 귀환을 위해 관련 당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번 선박 나포가 지난 1일 이스라엘군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격으로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 등 고위 인사가 다수 사망한 이후 이란 당국의 첫 보복이라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이번 사건은 중동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전격적으로 단행됐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은 반발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란은 지금의 상황을 더 악화하기로 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란 추가 공격에 대한 대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카츠 외교장관도 “혁명수비대가 유럽연합(EU) 회원인 포르투갈 민간 화물선을 납치했다”며 “EU와 자유 진영은 혁명수비대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고 이란을 제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도 대응에 나섰다. 미국 델라웨어 별장에서 휴일을 보내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건 발생 직후 백악관으로 급히 복귀했고, 포르투갈 정부도 이란에 항의 메시지를 보냈다. 영국 해군 해사무역기구(UKMTO)는 “향후 유사한 나포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도발에 국제유가는 크게 뛰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6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배럴당 92.18달러까지 치솟았고, 종가는 90.45달러였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92달러를 넘긴 건 지난해 10월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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