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약회사, 먹는 코로나 치료제 자발적 복제 허용

박용하 기자

MSD, 로열티 없이 사용 협약

화이자·모더나 등과 대조적

저소득국가 등 세계 “환영”

미국 제약회사 머크앤드컴퍼니(MSD)가 자사의 코로나19 치료제를 중·저소득 국가에서 널리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른 제약사들의 복제약 제조를 허용했다. 이는 의료 긴급사태에도 재산권을 고수한 백신 제조사들의 행태와 대조되며 국제사회의 환영을 받고 있다.

AP통신 등은 27일(현지시간) MSD가 유엔이 지원하는 의료단체인 국제의약특허풀(MPP)과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를 다른 제약사들이 제조할 수 있도록 하는 특허사용 협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MSD는 코로나19 긴급 상황이 지속되는 동안 몰누피라비르 관련 로열티를 받지 않기로 했다.

몰누피라비르는 세계 최초의 경구용 치료제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FA)의 사용승인 심사를 받고 있다. MSD는 이달 초 몰누피라비르가 코로나19 초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의 입원과 사망 가능성을 절반으로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다.

당초 몰누피라비르는 한 세트가 700달러(약 82만원)로 책정돼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복제약이 생산되면 가격이 낮아져 105개 중·저소득 국가에서 더 손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의료 기술에 대한 자발적 라이선스 허용 사례라는 의미가 있다. 화이자·모더나 등 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요청에도 라이선스를 내놓지 않아 비판을 받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MSD의 라이선스 허용 소식이 알려지자 국제사회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긍정적인 조치”라며 “세계 곳곳에서 저렴하게 의약품을 만들어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비영리 연구단체 ‘국제지식생태계’ 제임스 러브 대표는 “MSD가 인도 제약사와 맺은 복제약 제조 계약을 보면 중국, 러시아 등에서는 복제약을 판매할 수 없다”며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등 라틴아메리카 국가 대다수도 판매 가능지역에서 빠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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