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제3위원회 17년째 북한인권결의안 채택…미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에도 20년째 북한 포함

유엔총회장 전경

유엔 인권 담당 위원회가 북한의 인권 상황을 비판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올해로 17년째 채택된 이 결의안에는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위한 북한의 협력을 촉구하는 내용이 새롭게 포함됐다. 미국은 20년째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했다.

유엔총회 산하 제3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회원국 전원동의로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인권 문제를 담당하는 유엔총회 제3위원회가 북한인권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2005년 이후 17년째다. 한국은 3년째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지만 컨센서스에 동참했다. 이 결의안은 다음달 열리는 유엔총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주도한 올해 결의안은 과거 결의안의 문구를 대부분 그대로 반영했다. 북한 정권의 인권침해를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이다. 결의안은 고문과 자의적 구금·성폭력, 정치범 수용소, 강제실종, 이동의 자유 제한, 송환된 탈북자 처우, 종교·표현·집회의 자유 제약, 코로나19로 악화된 경제·사회·문화적 권리 등을 인권침해 사례로 열거하며 “(북한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침해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인권과 인도주의 상황 개선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권장하고 남북 대화를 포함한 대화와 관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명시했다. 이산가족 상봉 재개와 일본인 등 납북 피해자 즉각 송환을 촉구하는 내용도 있다. 미송환 전쟁포로와 그 후손에 대한 인권침해 우려는 올해 결의안에 처암 포함된 내용이다. 결의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와 ‘인권침해에 가장 책임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겨냥한 추가 제제를 고려하라고 권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이 내용은 2014년부터 8년째 결의안에 포함된 것이다.

올해 결의안에는 북한에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 등과 협력해 코로나19 백신을 적시에 공급·배포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결의안은 “북한의 위태로운 인도주의 상황이 코로나19 대유행의 부정적 영향과 계속되는 국경 봉쇄로 악화된 것에 매우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백신 공급을 위해 국제단체 직원들의 진입과 인도주의 구호물자 수송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북한은 결의안 채택에 반발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결의안에 열거된 인권침해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대북 적대시 정책의 결과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인권 보호·증진과는 무관한 정치적 책략으로 단호히 부인한다”면서 인종차별과 경찰 폭력을 근거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야말로 ‘최악의 인권침해 국가들’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은 이날 북한을 20년째 포함시킨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명단을 발표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얀마와 중국, 에리트레아, 이란, 북한, 파키스탄,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타지키스탄, 투르메니스탄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들 국가에 대해 “종교자유에 대해 구조적이고 지독하며 현재진행형인 침해에 관여했거나 용인한 나라들”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또 알제리와 쿠바, 니카라과, 코모로를 심각한 종교자유 침해에 관여하고 용인한 특별감시국으로 재지정하고, 탈레반과 이슬람국가(IS), 보코하람 등은 특별우려단체로 재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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