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물질 오염 사망자, 코로나 사망의 2배 넘어

김혜리 기자

유엔 보고서 “매년 900만명, 살충제·플라스틱 악영향에 희생”

화학 독성물질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코로나19 감염 사망자보다 많다는 유엔 보고서가 공개됐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15일(현지시간) 연간 최소 900만명 이상이 살충제, 플라스틱, 전자폐기물로 인한 오염으로 조기 사망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래 지난 18개월 동안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 수의 두 배 이상이 독성물질에 의한 환경 오염의 영향을 받아 사망한 것이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제까지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약 590만명에 달한다.

유엔은 조기 사망의 가장 큰 원인으로 대기오염을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마다 전 세계에서 대기오염으로 사망한 이들의 숫자는 약 700만명으로 추산된다. 저소득층일수록 환경 오염의 피해에 더욱 취약하다는 ‘오염의 법칙’은 이번에도 유효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중 90% 이상이 저소득 및 중위 국가에 몰려 있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배기가스, 석면, 미세먼지 등 오염 물질에 노출돼 사망한 노동자도 연간 75만명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생활용품에 자주 쓰이는 과불화화합물(PFAS)의 사용 금지를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PFAS는 1940년대부터 식품 포장재, 화장품, 조리용품, 카펫, 방수 의류 등 일상품 제작에 널리 쓰여왔다. 쉽게 분해되지 않아 소위 ‘영원한 화학물질’이라고도 불리는 PFAS는 암을 유발하거나, 호르몬을 교란하거나, 면역체계를 약화하는 등 인체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보고서는 ‘희생 지대’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희생 지대’는 원래 핵 실험 구역을 설명하는 용어였지만 이번 보고서에선 기후변화로 인해 거주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오염된 현장이나 장소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그 의미가 확장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데이비드 보이드 유엔 특별보고관은 “독성물질 관리를 위한 세계적 차원의 노력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다음 달 유엔 인권이사회 정기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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