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에서 ‘단 3일만에’ 녹은 빙하량, 수영장 720만개 채운다

김혜리 기자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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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북부 지방에서 며칠간 비정상적으로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기록적인 양의 빙하량이 녹아내렸다고 CNN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전국 눈·얼음데이터센터(NSIDC)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그린란드에서 하루 평균 60억t씩 빙하가 녹아내렸다고 발표했다. 가로 50m·세로 21m·깊이 1.98m에 달하는 올림픽 규격 크기 수영장 720만 개에 물을 가득 채울 만큼의 빙하량이 3일만에 녹아 없어진 것이다. CNN은 빙하가 녹으면서 생긴 물이 약 6만2000km² 규모의 미국 동부 웨스트버지니아주를 1피트(30.48㎝) 높이로 잠기게 할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면적이 605.2km²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서울의 약 100배에 달하는 면적의 땅에 30cm 깊이의 물웅덩이가 생길 만큼 빙하가 유실된 셈이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그린란드 빙하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그린란드 기온은 예년보다 10도가량 높은 섭씨 15.6도를 기록했다. 테드 스캠보스 NSIDC 선임연구원은 “지난 30~40년간 평균 기후를 고려했을 때 지난주 북쪽 지방에서 일어난 빙하 유실은 보통 수준이 아니”라며 “녹는 빙하량은 계속 증가해왔지만, 이번엔 그 규모가 이례적으로 컸다”고 말했다. 그린란드에서 연구를 진행 중인 과학자들도 현지의 더운 기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텍사스대학의 쿠탈미스 세일럼 연구원은 “요즘엔 티셔츠만 입고 돌아다녀도 괜찮을 정도로 날이 덥다”고 말했다.

매해 여름마다 과학자들은 5320억t의 빙하가 녹았던 2019년의 기록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당시 유난한 더위가 7월까지 이어지면서 전체 빙하의 표면이 녹았고, 그 결과 지구 전체의 해수면이 영구적으로 1.5mm 높아졌다. 그린란드의 빙하가 전부 녹게 되면 전 세계 해수면은 약 7.5m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황당무계한 상상이 아니다. 지난 2020년 과학자들은 그린란드 빙하기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녹았다고 밝힌 바 있다. 오하이오주립대학 연구원들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그 어떤 노력도 결국 그린란드 빙하의 붕괴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시작되기 전 그린란드의 기온은 0도에도 못 미쳤지만, 1980년대부터는 10년마다 0.83도씩 기온이 상승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 기온 상승률보다도 4배나 빠른 것으로, 그린란드 기온이 빙하가 녹는 임계치를 넘을 가능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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