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원유 하루 200만배럴 감산”…미, 강력 반발

김서영 ·김재중 기자

내달부터 세계 공급량의 2%

바이든 “근시안적인 결정”

미, 비축유 방출 등 검토

‘가격담합 소송’ 여부 관심

OPEC+ “원유 하루 200만배럴 감산”…미, 강력 반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11월부터 원유 생산을 하루 200만배럴 줄이기로 5일(현지시간) 결정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대 감산 폭이다. 하루 200만배럴은 세계 공급의 2%에 해당한다. 사실상 OPEC+를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서방의 금리 인상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 우려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감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전 세계 중앙은행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뒤늦게 대처했기 때문에 OPEC+는 사전 예방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24달러(1.43%) 오른 배럴당 87.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9월14일 이후 최고치다.

그동안 원유 감산에 반대하는 취지를 사우디에 전달해 온 미국은 OPEC+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사우디의 인권 탄압 전력과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책임을 눈감아줬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지난 7월 사우디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주먹 인사를 나눴던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감산 방침을 두고 “근시안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OPEC+의 대규모 감산 결정은 이날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 적용을 뼈대로 하는 8차 대러 제재에 합의한 직후 발표됐다. 장피에르 카린 백악관 대변인은 “OPEC+는 오늘 발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보조를 맞추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톰 말리노스키, 션 캐스틴 민주당 하원의원은 사우디의 결정이 미국에 대한 ‘적대적 행위’에 해당한다면서 사우디에 주둔한 약 3000명의 미군 병력을 철수시키는 법안을 발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월에 전략비축유(SPR) 1000만배럴을 추가로 방출할 것과 단기에 국내 에너지 생산을 증대시킬 수 있는 추가 조치가 있는지 검토해볼 것을 지시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또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일부 풀어 미국 정유사 셰브론의 현지 석유 생산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국이 OPEC+ 국가에 대해 가격담합 소송 카드를 꺼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상원 법사위원회는 지난 5월 유가 담합으로부터 미국 기업과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발의된 ‘석유생산수출카르텔금지’(NOPEC) 법안을 17 대 4로 통과시켰다.

현행 미국 반독점 법률은 주권 면책 조항을 통해 OPEC+ 산유국이나 이들 국가의 에너지 기업들을 소송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하지만 NOPEC 법안이 통과돼 시행되면 미 법무부는 OPEC+ 국가들에 대해서도 미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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