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시위 주역 왕단 “중국, 백지시위 유혈진압하면 붕괴할 것”

최서은 기자

페이스북에 ‘소련 해체’ 언급

“제로 코로나 지속가능 못해”

‘중국인의 생명 또한 생명이다’라고 적혀있는 종이를 들고 있는 왕단 (왕단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중국인의 생명 또한 생명이다’라고 적혀있는 종이를 들고 있는 왕단 (왕단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1989년 톈안먼 광장 학생 시위의 주역인 왕단(王丹)이 중국 시진핑 정권이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를 유혈 진압하면 공산당 체제가 붕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대만의 영자지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왕단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중국인들의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에 관한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역사는 반복된다. 1991년 소련의 해체를 고려한다면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은 하룻밤 사이에 전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자신이 현재 대만 타이베이에 있으며, 중국 대도시 전역에서 벌어지는 반정부 시위에 흥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단은 지난 주말 동안 발생한 시위에 대한 지지를 확대하기 위해 타이베이의 자유광장에서 중국 상황을 우려하는 사람들의 소규모 모임을 주최했다. 그는 ‘중국인의 생명 또한 생명이다(中國人的命也是命)’라고 적힌 흰색 A4용지를 들고 나왔다. 그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생명을 위협한다”며 셀 수 없이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중국 정부를 비판했다.

왕단은 제로 코로나 정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력이 과도한 폭력으로 시민 불복종을 진압하면 공산당이 빠른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엄격한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경제 파탄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증가하는 불만을 당이 억누르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왕단은 1989년 6·4 톈안먼 사태 당시 베이징대 역사학과 학생으로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다. 그는 반혁명선동죄와 정부전복음모죄 등으로 두 차례에 걸쳐 7년 동안 수감생활을 하다가 1998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치료 목적으로 가석방됐다. 이후 왕단은 미국으로 망명해 하버드대에서 역사와 동아시아언어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2009년부터 대만 대학들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다. 2017년 미국으로 돌아간 왕단은 미국 현지에 머물거나 대만을 오가면서 중국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촉구하는 집회와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톈안먼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백지 시위의 슬로건은 단순하고 구체적이며, 현실적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중국 정부에 경제적 압력을 가하기 위해 모기지 상환을 연기하고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등 전국적인 비협조 운동을 촉구했다.

왕단은 “권력에 항거하고 자유를 위해 분투하는 중국 인민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인민의 요구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때까지 규모에 관계없이 시위가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왕단 유튜브 채널 영상 <백서 혁명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무엇입니까? --- 중국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습니다. ---1989년 학생운동을 살아오신 분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세대 시위대에게 여덟 가지 제언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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