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오염수 방류 앞두고 일본서 ‘세슘 물고기’ 속출…日 어업 관계자들도 불안 호소

정원식 기자

인근 어민들 “방류 반대”

일본 후쿠시마현 이와키시 오나하마항에서 지난달 24일 낚시꾼이 낚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현 이와키시 오나하마항에서 지난달 24일 낚시꾼이 낚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올여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원전 인근에서 잡은 생선에서 기준치를 훨씬 웃도는 방사성 물질이 잇따라 검출되자 주변국은 물론 일본 내 어업 관계자들까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9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원전 인근 소마후타바어협 관계자들은 전날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을 만나 불안감을 호소했다. 곤노 도시미쓰 조합장은 “조합은 방류를 강하게 반대한다”며 오염수 방류로 인해 후쿠시마 지역의 부흥을 위한 노력이 수포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도쿄전력은 지난 5월 후쿠시마 제1원전 항만 내부에서 잡은 우럭에서 일본 식품위생법 기준치인 1㎏당 100베크렐(㏃)의 180배에 이르는 1만800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최근 밝혔다. 길이 30.5㎝에 중량 384g인 이 우럭은 원전 1∼4호기의 바다 쪽 방파제에 둘러싸인 해역에서 잡혔다. 지난 4월 이곳에서 잡은 쥐노래미에서는 1㎏당 1200베크렐의 세슘이 나오기도 했다.

도쿄전력은 해당 수역에 사는 물고기가 항만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그물망을 설치했다. 그러나 원전과 거리가 떨어져 있는 바다에서도 세슘 함유량이 많은 생선들이 종종 잡히고 있다.

지난 2월7일에는 원전에서 남쪽으로 약 30㎞ 떨어진 이와키시 앞바다에서 지역 어업협동조합이 정한 기준치(1㎏당 세슘 50베크렐)를 넘는 세슘이 함유된 농어가 잡혔다. 이 농어에서는 1㎏당 85.5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돼 지역 어민들이 3월 말까지 농어 출하를 자제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불만은 태평양 도서 지역과 주변국에서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는 7일 기자회견에서 오염수와 관련해 “방사선의 위협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행동에 대해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미국령 북마리아나 제도 정치인들은 지난 3일 일본 국제법률가협회가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오염수 방류가 생활을 흔드는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남태평양 피지의 피오 티코두아두아 내무이민부 장관은 같은 날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이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전성을 확인한 뒤 방류할 것이라고 발언하자 “만약 일본이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한다면 왜 자국에 두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이어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다면 언젠가 남쪽으로 흘러올 테니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전력이 이달 중 방류 설비 공사를 마무리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최종 보고서에서 특별한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경우 다가오는 여름에 오염수 방류를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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