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그룹 반란 중단…프리고진 “벨라루스로 떠난다”

벨라루스 대통령 중재로 반란 종식 합의

러, 바그너 그룹 반란 관련 처벌 안 하기로

크렘린 “우크라이나 군사 작전에 영향 없다”

바그너 그룹 병사들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노두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지도부를 상대로 무장반란을 일으킨 민간군사기업 바그너 그룹이 하루 만에 반란을 중단하고 벨라루스로 떠나기로 했다. 러시아는 자국을 떠나는 반란군의 안전을 보장하고 반란에 대한 형사 처벌을 중단하기로 했다.

스푸트니크,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24일(현지시간) 오디오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인의 피를 흘리기 원하지 않는다”며 “유혈사태를 피하고자 모스크바로 향하던 병력에 기지로 철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20년 동안 개인적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원을 받아 중재를 제안했다”며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 사건은 기각될 것이며 바그너 부대는 반란과 관련 처벌받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반란이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작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벨라루스 대통령실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해 루카셴코 대통령이 프리고진과 협상했다”며 프리고진이 바그너 그룹의 이동을 중단하고, 상황 완화를 위한 조처를 하라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벨라루스 대통령실은 바그너 그룹 소속 병사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합의가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벨라루스 대통령실은 아울러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이번 반란 상황과 관련해 공동 행동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의 부대는 이날 밤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AFP통신 기자는 탱크 한 대, 화물 트럭 몇 대, 병사들을 태운 미니밴 여러 대가 로스토프나노두에서 철수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로스토프 주지사는 25일 새벽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로스토프나노두를 떠나 그들의 진지로 복귀했다고 전했다.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 그룹은 남부 로스토프나노두 군 시설을 장악한 뒤 모스크바를 향해 북진 중이었다. 이들은 전날 러시아 국방부가 자신들의 후방 캠프를 미사일로 공격했다면서 군 수뇌부의 처벌을 요구하며 우크라이나를 벗어나 러시아로 진입했다.

러시아는 프리고진에 대해 체포령을 내리고 모스크바 등지에 대테러 작전 체제를 발령했다. 푸틴 대통령도 이번 사태를 반역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프리고진은 약 24시간 동안 투항을 거부하고 모스크바로 계속 진격했다가 전격 반란 중단을 선언했다. 바그너 그룹에 따르면 이들은 협상 직전까지 모스크바에서 200km 거리까지 진격했다.

푸틴 대통령이 루카셴코 대통령을 내세워 반란 종식과 관련해 프리고진과 어떤 협상을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