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이라크·요르단 접경 ‘요충지’…미군, 시아파 무장세력 견제 역할

최서은 기자

공격받은 ‘타워 22’ 기지는

이라크 이슬람 저항군(IRI)의 드론 공격을 받은 요르단의 미군 주둔지 ‘타워 22’의 지난해 10월 위성사진. AP연합뉴스 사진 크게보기

이라크 이슬람 저항군(IRI)의 드론 공격을 받은 요르단의 미군 주둔지 ‘타워 22’의 지난해 10월 위성사진. AP연합뉴스

시리아 미 알탄프 기지 인접
유사시엔 빠른 지원 등 대응

친이란 민병대 연대체 ‘IRI’
작년부터 미군 160여회 공격

27일(현지시간) 요르단 내 미 군사기지에서 미군 사망자를 발생시켜 중동을 확전 기로에 몰아넣은 이라크 이슬람저항군(IRI)은 단일 조직이 아니라 이란이 지원하는 이라크와 시리아 내 시아파 민병대 조직들의 연대체다. 이들이 공격한 미군의 ‘타워 22’ 기지는 이란과 시아파 무장세력들을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친이스라엘 성향 미국 싱크탱크인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여러 민병대를 규합해 느슨한 연대체로 조직하는 역할을 한 것은 이란 혁명수비대의 최정예 특수부대인 쿠드스군으로 추정된다. IRI는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이후 드론, 로켓, 박격포, 탄도미사일 등으로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미군 시설을 160회 이상 공격해왔다. 그러나 미군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근동정책연구소는 “느슨한 연대체 형태는 책임을 모호하게 만들어 미군을 공격한 정확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지역 무장단체들은 서로 공을 세우려는 경쟁심에 사로잡혀 있는데도 공격을 감행한 개별 단체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며 “이는 상위 권력이 이들을 조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IRI가 이번에 공격한 미군 주둔지 타워 22는 요르단 북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이곳은 시리아·이라크·요르단 3개국 국경이 만나는 요충지다. 요르단은 미 정부의 해외군사자금 지원을 가장 많이 받는 나라 중 하나로, 연중 미군 병사들과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이는 몇 안 되는 역내 동맹국이다.

타워 22에서 멀지 않은 시리아 남부지역에는 소수의 미군이 주둔 중인 알탄프 기지가 있다. 알탄프 기지는 과거 국제연합군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전투를 벌일 때 핵심 역할을 했던 곳이다. IS 패망 이후에도 미군은 잔당 소탕과 현지 동맹세력 지원을 명분으로 시리아에 약 900명 병력을 주둔시켜왔으며, 알탄프 기지는 미국이 이란 군사력 증강을 억제하기 위한 전략적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알탄프 기지에 머물고 있는 미 육군 및 공군 병력은 350여명으로 추정된다. 타워 22는 유사시 빠르게 알탄프 기지를 지원할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위치해 있을 뿐 아니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지역 내 무장세력을 견제하는 기능도 수행해왔을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이번 IRI 공격 당시 타워 22에 얼마나 많은 미군 병사가 주둔해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또 어떤 무기가 배치돼 있었는지, 왜 이처럼 큰 피해가 발생했는지 등과 관련해서도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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