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장, ‘하마스 연루 의혹’ UNRWA 지원 중단 철회 촉구

최서은 기자

“가자지구 내 인도적 지원 중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로이터 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로이터 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31일(현지시간)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대해 “가자지구 내 모든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중추”라면서 일부 직원의 하마스 연루 의혹으로 UNRWA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주민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 행사에 관한 유엔 위원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스라엘은 UNRWA 직원 12명이 지난해 10월7일 발생한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연루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영국·프랑스·일본·호주·핀란드·스위스 등 UNRWA의 주요 기부국들이 지원 중단이나 보류를 선언한 상태다.

구테흐스 총장은 “개인적으로 UNRWA 일부 직원의 하마스 공격 연루 의혹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전날 UNRWA 재정 공여국들과 만나 그들의 우려를 듣고 문제해결을 위한 유엔의 조치를 설명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유엔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관련돼 있다고 주장한 직원 12명 중 사망한 직원 등을 제외한 9명을 해고하며 진상 조사를 약속했다. UNRWA도 관련 조사에 착수했으며, 10월7일 공격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진 사람들은 누구나 형사처벌을 비롯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은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적 구호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자지구 220만명 주민이 생존에 필요한 기본 물품 없이 살아남고자 발버둥 치는 비인간적인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라고 말했다.

UNRWA는 팔레스타인 난민을 지원하기 위해 1949년 설립된 유엔 산하 기구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비롯해 요르단·시리아·레바논 등에서 학교와 의료시설·기타 구호시설을 운영해왔다.

특히 지난해 전쟁 발발 이후에는 가자지구에서 구호품을 배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전쟁 후 가자지구 주민 85% 가량은 집을 잃고 난민이 된 상황이다. 현재 가자지구 주민 200만여명은 UNRWA를 비롯한 구호기관에 의존하고 있고, 100만명은 UNRWA의 보호소를 이용하고 있다. UNRWA의 운영이 멈춘다면 가자지구를 비롯해 중동 전역에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 590만여명의 생존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 역시 이날 유엔본부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의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가자 인구 4분의 3의 생명을 구하고 있는 UNRWA의 임무가 몇몇 개인에 대한 의혹으로 위태롭게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우리의 인도주의적 임무(수행)는 UNRWA에 대한 적절한 재정지원과 운영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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