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잘리고, 전기고문”…러시아 테러범 잔혹 고문 장면 SNS 확산

최서은 기자

러 당국 체포된 피의자 4명 온라인 공개

얼굴에 멍·상처 가득한 채로 법정 출석

인권단체들 “불필요한 잔혹 행위” 비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4일(현지시간) 공연장 테러 용의자 1명이 바스마니 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4일(현지시간) 공연장 테러 용의자 1명이 바스마니 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 당국이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들을 잔혹하게 고문하는 모습이 담긴 장면이 온라인에 확산하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친정부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에는 러시아군이 전날 체포된 모스크바 테러 용의자 남성들을 구타하고 고문하는 사진과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한 남성은 바지가 벗겨지고 성기에 전기 충격기가 연결된 채로 바닥에 쓰러져 입에 거품을 물고 있었다. 또 다른 남성은 귀가 잘리고, 이를 먹도록 강요당하는 모습이 담겼다. 둔기로 구타를 당해 얼굴에 피를 흘리는 모습도 공개됐다.

피의자로 추정되는 이 남성들이 잔인하게 고문당하는 모습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했고, 일부 러시아 언론들은 용의자들이 당국의 심문 과정에서 고문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이 용의자의 귀를 자르는 데 사용한 피 묻은 흉기의 사진도 SNS에서 확산하고 있다. 다만 이것이 실제로 모스크바 테러 피의자들이 고문당하는 장면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실제로 이날 러시아 법정에 출석한 피의자들은 얼굴에 고문 흔적으로 보이는 멍과 상처가 가득한 채로 나타났다. 이들은 귀에 큰 붕대를 감거나 휠체어를 타고 등장했다.

이들의 고문 모습은 러시아 군사 당국과 밀접한 SNS 채널들을 통해 공개됐는데, 이에 당국이 일부러 고문 장면을 공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인권단체들 사이에서는 불필요한 잔혹 행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테러에 관해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제기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를 뒷받침할 거짓 증언을 받아내기 위해 이들을 고문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푸틴 정권의 고문 행위를 비판해 온 러시아 인권단체 ‘굴라구넷’은 “이번 고문은 푸틴 대통령이 지시한 것이 분명하다”면서 “만약 이들이 범인이라는 증거가 전부 있다면 왜 당국이 이들을 고문하겠는가. 이는 푸틴 대통령과 당국에 유리한 버전의 증언을 받아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망명한 러시아의 야권 언론인 드미트리 콜레제프는 “러시아 당국은 고문 사실을 자랑스러워하며 이를 일부러 유출하고 있다”며 “이러한 고문이 벌어진 뒤에 이 피의자들한테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사람들을 죽였다는 (거짓) 시인이 나올 것이라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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