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사 지원 임박···우크라, 전세 뒤집을 수 있을까

정원식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에서 두번째)과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오른쪽 첫번째)가 지난해 11월30일(현지시간) 하르키우주 쿠피얀스크를 방문해 전선의 지도를 살피고 있다. 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에서 두번째)과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오른쪽 첫번째)가 지난해 11월30일(현지시간) 하르키우주 쿠피얀스크를 방문해 전선의 지도를 살피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하원에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안이 극적으로 통과되면서 우크라이나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무기가 조만간 제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전쟁의 주도권을 빼앗긴 우크라이나가 전세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오는 23일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안에 대한 상원 표결과 대통령 서명이 완료되면 며칠 이내로 무기 공급을 재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미 하원은 6개월가량 의회에 계류됐던 608억달러(약 84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안을 찬성 311표, 반대 112표로 가결했다.

지난해 12월을 마지막으로 미국의 군사 지원이 중단되면서 우크라이나는 심각한 무기 부족에 시달려왔다. 우크라이나 포병은 러시아군이 10발을 쏠 때 1발을 쏴야 했고, 일부 부대에서는 포탄이 없어 연막탄을 쏘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포탄과 방공시스템용 탄약을 포함한 미국의 군사 지원 패키지가 최대한 빨리 도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 밤 연설에서 “정치적 결정과 적에 대한 타격 사이의 간격, 지원안 승인과 우리 전사들의 전력 강화 사이의 간격은 짧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일부 국가의 창고에는 이미 우크라이나로 운반할 준비가 끝난 무기가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무기 지원이 중단된 동안 우크라이나는 지난 2월 동부 전선 요충지 아우디이우카를 러시아에 내줬다. 최근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 승전일(5월9일)에 맞춰 또 다른 요충지 차시우 야르를 장악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미국의 군사 지원이 이뤄지기 전에 차시우 야르를 점령하기 위해 공격 수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미국의 군사 지원이 최대한 신속히 재개되더라도 수세에 몰린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극적으로 바뀔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의 한 고위 관리는 FT에 “ 러시아의 진군을 늦추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멈출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외교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로브 리는 미국의 군사 지원 패키지가 도착하더라도 러시아의 포격 능력 우위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이 앞으로도 대규모 군사 지원을 계속할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한 우크라이나 군사전문가는 FT에 “이 정도 수준의 군사 지원은 올해는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다. 향후 군사 지원은 이보다 규모가 훨씬 작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의 이번 지원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에 약 1년의 시간을 벌어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유럽의 군사 지원을 활용해 올해를 버티고 2025년을 준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매슈 사빌은 가디언에 “이번 군사 지원은 우크라이나의 위치를 안정화하고 2025년 반격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벤 호지스 전 유럽주둔 미군 사령관도 올해는 내년의 결정적 공세에 대비해 양측이 경쟁적으로 자원을 축적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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