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미술품 경매에도 영향···크리스티 “탄소배출 2030까지 절반으로”

홍콩 | 이영경 기자
프랜시스 벨린 크리스티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이 28일(현지시간) 크리스티 홍콩 2023 하반기 경매가 진행 중인 홍콩컨벤션센터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벨린 사장의 뒤로 이번 경매 최고가인 310억원대에 판매된 산유의 ‘태피스트리 위의 누드’의 사본이 걸려 있다. 조태형 기자

프랜시스 벨린 크리스티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이 28일(현지시간) 크리스티 홍콩 2023 하반기 경매가 진행 중인 홍콩컨벤션센터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벨린 사장의 뒤로 이번 경매 최고가인 310억원대에 판매된 산유의 ‘태피스트리 위의 누드’의 사본이 걸려 있다. 조태형 기자

기후변화는 미술품 경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지난 27일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예술과 지속 가능성(Art and Sustainability) 포럼’이 열렸다. 크리스티 하반기 경매를 앞두고 열린 것으로, 미술품 경매 업계에서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포럼을 한 것은 처음이다.

“크리스티는 연간 5300t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2021년 크리스티는 기후행동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50% 감축하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2019년 이후 지난해 37%의 배출량 감소가 보고됐는데, 건물에선 2019년 대비 60%가 감소됐고, 출장의 경우 56% 줄었습니다. 운송, 창고 보관, 작품 포장 관련해서도 55% 감소했습니다.”

프랜시스 벨린 크리스티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은 지난 28일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이뤄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벨린은 “크리스티는 지속 가능성, 젠더 다양성, 포용성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예술을 넘어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벨린은 “미술품 운송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항공기보다는 선박을 이용하고, 건물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반면 IT(정보기술) 영역에서는 탄소 배출량이 증가했다. 온라인 경매 등 사업 방식이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는 내년 아시아태평양 본사를 홍콩 센트럴에 위치한 더 핸더슨빌딩으로 이전한다. 벨린은 “아시아 고객이 보여준 세계적 컬렉팅 증가에 기반을 두고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세계 구매 총액에서 아시아 고객이 30%정도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홍콩 컨벤션센터를 대여해 연중 2회(상반기·하반기) 제한적으로 진행하던 경매를 새로 이전한 본사에서는 상시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본사 이전은 지속가능성이란 목표에도 부합한다고 벨린은 설명했다. “더 핸더슨타워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받았으며, 중국의 그린 빌딩 평가 프로그램에서도 최고 등급을 받았다”며 “건물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벨린은 “한국 시장은 의심의 여지 없이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벨린은 2019년 김환기의 ‘우주’가 153억원(구매 수수료 포함)에 거래될 당시 경매장에서 고객(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의 전화를 받아 응찰해 낙찰받기도 했다. 그는 “한국 단색화의 미니멀한 미학을 좋아한다”며 “김환기의 ‘우주’는 그 안에서 느껴지는 깊이가 굉장히 아름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랜시스 벨린 크리스티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이 28일(현지시간) 크리스티 홍콩 2023 하반기 경매가 진행 중인 홍콩컨벤션센터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프랜시스 벨린 크리스티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이 28일(현지시간) 크리스티 홍콩 2023 하반기 경매가 진행 중인 홍콩컨벤션센터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한국의 미술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아시아의 ‘큰 손’은 여전히 중국이다. 아시아 매출의 79%를 중국·홍콩·대만이 차지한다. 벨린은 “한국은 오랫동안 구매와 판매가 동시에 이뤄지는 시장이었지만, 중국은 20년 동안 구매만 지속했던 시장이었다. 신규 구매자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지만 작품을 판매하려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28~29일 이틀간 진행된 크리스티 홍콩 하반기 경매엔 34개국 구매자가 참여해 90%의 낙찰률을 보였으며, 판매 총액은 100억5000만홍콩달러(약 1736억원)에 달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미술품 경매 참여가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구매자 중 약 40%가 밀레니얼 세대였으며, 주요작이 출품된 이브닝 경매의 신규 구매자 중 약 67%가 밀레니얼 세대라고 크리스티 홍콩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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