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중개사 위장 투자유인 사기 ‘보일러룸’ 첫 발생

박경은기자

인터넷상에서 주식중개사로 위장해 외국인들을 상대로 한국 주식 투자를 권유한 뒤 돈을 받아 가로채는 이른바 ‘보일러 룸’(boiler room) 사기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해 금융감독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한국의 주식중개업체나 투자자문사에 속아 주식 투자금을 날렸다는 외국인들의 피해 사례가 여러 차례 접수됐다. 피해자들은 한국에 있는 주식투자회사로부터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라”는 권유 전화를 받은 뒤 송금했으나 이후 연락이 두절돼 투자금을 날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 같은 사기가 일반화돼 있지만 국내에서 ‘보일러 룸’ 피해 사례가 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일러 룸’이란 불법 주가조작으로 막대한 이익을 남기는 주식 브로커 조직을 지칭하는 미국 증권계 은어이다. 전화상담으로 투자자들을 유인해 거액을 투자토록 한 뒤 유령회사 등의 주식을 사고 팔거나 주가조작을 통해 투자자들의 돈을 빼돌리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보일러 룸’은 일확천금을 꿈꾸는 젊은이의 주가조작 실상을 다룬 미국 영화로 제작돼 2000년 개봉됐다. 국내에서는 BBK 주가조작 사건을 주도한 김경준씨가 이 영화에 나온 주가조작 수법을 모방하고, 주연배우인 지오바니 리비시라는 이름으로 여권을 위조한 사실이 들통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금감원은 이 같은 보일러 룸 범죄의 피해자는 대부분 해외에 거주하는 외국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영문 홈페이지(http://english.fss.or.kr)를 통해 주의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 주소의 가짜 주식투자 중개사인 △GoodwinCapital Management Limited △Warrick Management Group Ltd △Alwyn Management Group Ltd 등 3곳을 파악해 영문 홈페이지의 ‘요주의 투자사’ 명단에 올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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