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에도 타고, 술도 마시고…호랑이 마케팅 ‘붐’

2010년 경인년은 60년에 한번 돌아온다는 이른바 ‘백호랑이 해’다.

이런 호기를 맞아 소비재를 중심으로 다양한 ‘호랑이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다. 판매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크리스마스나 발렌타인데이와 달리 신년 뿐 아니라 설까지 두 차례의 ‘특판 기간’을 가질 수 있고 이벤트도 1년 간 장기에 걸쳐서 벌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에다전설이 경인년 탈 것으로 공개한 ‘백호’

‘호랑이 마케팅’을 호재로 이용하는 대표적인 업계는 게임 콘텐츠 분야. 게임에서 호랑이는 게임의 캐릭터로 활용도가 높은 동물이기 때문이다. ㈜이야소프트가 개발하는 3D MMORPG ‘에다전설’(http://edda.enpang.com)이 2010년 경인년 호랑이 띠를 맞이해 신규 탈 것 ‘백호’를 공개했다. 이야소프트는 “에다전설이 대망의 2010년을 시작하며 호랑이처럼 힘차고 포효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하는 의미에서 신규 탈 것 백호를 개발중”이라고 전했다. 공개된 그래픽을 보면 게임 속 캐릭터가 아기호랑이 등에 탄 귀여운 모습으로 묘사돼 있다.

KTH 올스타(www.allstar.co.kr)도 서비스 중인 ‘카로스 온라인’에서 2010년 경인년을 맞아 게임 내 백호(화이트타이거) 탈 것을 선보였다. KTH 올스타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60년 만에 찾아 온 백호랑이 해를 맞아 백호(화이트타이거) 탈 것을 추가하고, 신년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카로스 온라인’ 신년 이벤트는 모든 유저들을 대상으로 21일까지 진행된다. 먼저, 게임 내 몬스터 사냥시 드롭되는 호랑이 떡을 30개를 모아 이벤트 NPC에 가져가면 백호(화이트타이거) 탈 것과 호랑이 가죽 가방이 주어진다.

그라비티는 자사에서 개발 및 서비스 중인 롤플레잉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보스니아 던전 개방 이벤트를 오는 20일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이벤트에서는 호랑이 형상의 ‘에드가’를 비롯해 ‘다크로드’ ‘란드그리스’ ‘흑사왕’ ‘이프리트’ 등 20여 종의 인기 보스 몬스터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주류업계도 경인년을 맞아 주 고객층인 20~40대 남성들의 ‘강한 맹수에 대한 동경’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호랑이 해를 맞아 LG상사 트윈와인에서 지난달 29일에 스페셜에디션으로 선보인 ‘허영만 와인’은 허 화백이 직접 도안한 호랑이 디자인에 힘 입어 출시 2주일만에 ‘불경기에 와인이 안 팔린다’ 속설을 뛰어 넘어 7000병이 넘는 판매고를 보였다.

롯데백화점 주류 담당자는 “현재 신년 호랑이 해 이슈와 함께 다음달 있을 설까지 겹쳐 판매에 호조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며 “설 선물 세트용으로 800세트를 추가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맥주도 싱가폴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판매해 온 ‘타이거 맥주’는 12년에 한번 돌아오는 호재를 맞아 본격적으로 한국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타이거 맥주는 대형할인마트 홈플러스와 제휴해 ‘2010 올해의 맥주’로 1월 한달 간 맥주 할인 및 시음 이벤트와 글라스 증정행사를 연다.

타이거맥주는 온라인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1월 1일부터 2월 15일까지 진행되며 타이거 맥주 홈페이지(www.tigerbeer.co.kr)에 접속하면 2010년 달력 및 시계 위젯 다운로드와 타로카드 신년 운세 보기 이벤트 등에 참여할 수 있다.

타이거맥주 마케팅팀 차훈 팀장은 “브랜드명이 ‘타이거’인 만큼 타이거 맥주와 경인년의 인연은 각별하다”며 “호랑이를 활용한 다양한 홍보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아시아 대표 맥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호랑이 해를 맞아 레저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들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봄부터 백호로만 이뤄진 사파리를 운영중인 에버랜드는 설날 연휴까지 호랑이띠 고객이면 1만5000원에 이용이 가능하고, 동반인 역시 30% 할인된다. 같은 기간 에버랜드를 방문하는 만 12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백호 인형을 증정한다. 홈페이지(www.everland.com)에서 쿠폰을 다운받아오면 된다.

퇴촌 스파그린랜드는 31일까지 한 달간 호랑이띠 고객에게는 스파 및 웰빙 이용 요금의 50%를 할인해 주고 대명 비발디파크는 호랑이띠 방문객에 리프트 전 권종을 40％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연다.

유통업에서는 현대백화점이 겨울 정기세일(8일부터)과 함께 호랑이띠 방문고객(신분증 및 당일 구매 영수증 제시 고객에 한함) 1100명에게 상주 곶감세트를 점포별로 100개씩 선착순으로 나눠주며 모든 구매 고객들에게 1만5천개의 호랑이 캐릭터 인형을 증정했다.

한편, 패션시장도 호랑이에 대한 관심을 ‘호피 무늬’로 충족시키고 있다. 올해 패션 아이템 중 하나로 호랑이가 12
간지 문화가 있는 30억명 아시아 시장에서 어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맞춰 패션전문 엣진(www.atzine.com)에서 2010년 경인년 호랑이해를 맞이해 다양한 스타일리더와 패션 피플들이 포함된 엣진의 지니 에디터 8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김혜수가 ‘호피 무늬 패션이 가장 잘 어울리는 여배우 1위에 선정됐다.

김혜수는 호피 무늬 패션이 가장 잘 어울릴 만한 배우를 묻는 질문에서 34%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으며, 드라마 ‘파스타’에서 감칠맛 나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이하늬가 26%의 득표율로 2위에 랭크됐다. 그 뒤를 이어 최근 연인 장동건과 공항에서 호피무늬 패션을 선보여 화제가 된 바 있는 고소영(22%)과 전지현(8%), 한예슬(6%), 김소연(4%)이 각각 선정됐다.

호랑이와 큰 연관이 없는 스위스의 시계 브랜드 스와치도 호랑이 캐릭터를 시계와 스페셜 패키지 디자인으로 호랑이 마케팅에 편승하고 있다. 스와치는 시계를 구입한 고객에게는 호랑이 인형이 제공되며, 국내에 90개가 수입돼 예약 판매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