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대륙붕 쟁탈전... 정치적 결단이 해법

전병역 기자

정부가 26일(현지시간) 한국 대륙붕 경계선이 일본 앞 오키나와 해구까지 이어졌다는 ‘정식 정보’를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CLCS)에 제출했다.

앞서 중국도 한국과 거의 겹치는 대륙붕 한계 정보를 유엔에 제출했고, 일본은 코 앞까지 이어진 한·중의 대륙붕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3국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유엔도 강제 조정권한이 없어 결국 한·중·일 상호간 협상으로 풀어야 하지만 현재로선 요원해 보인다.

붉은 선은 한국 측이 정식정보로 최종 제출한 대륙붕 한계선, 파란 선은 2009년 당시 예비정보로 제출한 한국 측 한계선이며, 가운데 노란 선은 최근 중국이 정식정보로 제출한 한계선으로 한국 측과 상당 부분 겹친다.

붉은 선은 한국 측이 정식정보로 최종 제출한 대륙붕 한계선, 파란 선은 2009년 당시 예비정보로 제출한 한국 측 한계선이며, 가운데 노란 선은 최근 중국이 정식정보로 제출한 한계선으로 한국 측과 상당 부분 겹친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7일 “우리 외측 한계선이 2009년 5월 예비정보를 제출했을 때보다 최소 38㎞, 최대 125㎞까지 일본 쪽으로 더 들어갔다”고 밝혔다. 정부가 공식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제출한 정보를 토대로 추산하면 이번에 제출한 200해리(1해리는 1.8㎞) 밖 한국 대륙붕 면적은 3년 전 예비정보 때보다 2배 이상 넓어진 수준이다.

정부는 국제법 규정에 따라 대륙붕 권원(권리의 원천) 주장이 가능한 최대범위인 ‘우리 영해기선으로부터 350해리 내에서 대륙사면의 끝(FOS) + 60해리’ 공식을 적용해 한계선을 설정했다. 고정점 85개를 지정해 도출한 한계선은 일본 영해(12해리)에서 5해리 밖에 위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09년 예비정보 제출 때는 영해기선에서 200해리 바깥인 제주도 남쪽 한·일공동개발구역(JDZ)내 수역(총 1만9000㎢)까지를 한국 대륙붕으로 규정했다.

외교부는 국토해양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립해양조사원 등 관계기관 및 민간 전문가들과 협의를 거쳐 예비정보 제출 당시보다 대륙붕 한계가 더 넓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이번에 800쪽 분량의 정식정보 자료를 만들었다.

한.중.일 대륙붕 쟁탈전... 정치적 결단이 해법

한국의 대륙붕 한계선은 중국이 최근 CLCS에 제출한 한계선보다도 일본 쪽에 더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주장한 대륙붕 한계선은 한국의 2009년 당시 한계선과 이번에 새로 제출한 한계선 사이쯤으로 추산됐다.

특히 일본은 한·중의 대륙붕이 오키나와 해구까지 이어졌다는 주장을 반박하고 있어 조정이 어려울 가능성이 다분하다.

유엔 대륙붕한계위는 관련국 이견이 있으면 조정할 권한이 없어 관련국 회담으로 담판을 지어야 한다. 외교부 당국자가 “우리가 권원을 주장할 수 있는 대륙붕에 대한 선언적 의미가 크다”며 “결국 경계획정은 해당국 간의 회담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다.

특히 한·중·일이 서로 겹치는 영역의 대륙붕에서 석유나 천연가스가 나올 경우 3국간 갈등이 더 깊어질 가능성이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1㎝라도 양보할 수 없는 만큼 한·중·일 간 협상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2000년대 초반 중국과 베트남이 배타적경제수역(EZZ)을 30년만에 타결지은 것처럼 장기간 협상과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Today`s HOT
불타는 해리포터 성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페루 버스 계곡 아래로 추락 토네이도로 쑥대밭된 오클라호마 마을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시위대 향해 페퍼 스프레이 뿌리는 경관들
올림픽 성화 범선 타고 프랑스로 출발 인도 스리 파르타샤 전차 축제
이란 유명 래퍼 사형선고 반대 시위 아르메니아 국경 획정 반대 시위 틸라피아로 육수 만드는 브라질 주민들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이·팔 맞불 시위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