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녀 오피스텔 압수수색… 김용판, 직접 전화해 막았다

이효상 기자

영장 신청하러 가던 중 압력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지난 대선 때 여론조작 의혹을 받은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씨(29)의 오피스텔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신청을 막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팀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 김씨의 오피스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김씨가 대선 여론 조작에 가담했다는 신고를 받고 김씨의 오피스텔을 급습한 지 하루 만이다. 전날부터 김씨는 오피스텔 문을 걸어 잠그고 경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영장 신청 방침에 따라 수사팀은 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검찰청으로 경찰 수사관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김용판 전 청장은 당시 수사팀을 이끈 권은희 수서서 수사과장(현 송파서 수사과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김 전 청장은 권 과장에게 ‘내사 중인 상황에서 압수수색 영장 신청이 적절하냐’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영장 신청서를 제출하러 검찰청으로 가던 경찰 수사관은 도중에 되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서서 수사팀의 압수수색 영장 신청 방침이 사실상 김 전 청장의 전화 이후 철회된 것이다.

당시 일각에서는 경찰이 오피스텔 앞에서 시간을 끌면서 김씨에게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주고 있다며 경찰의 소극적 수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실제로 국정원 직원 김씨는 다음날 노트북과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수서서에 건넸지만 하드디스크는 일부 데이터가 삭제된 채 수사팀에 전달된 것으로 드러났다.

권은희 과장은 3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 당시 상황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검찰 조사에서 관련 내용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술했으며 검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되면 세부적인 사항들도 명확히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