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관 다룬 미드 ‘마담 세크러테리’ 눈길

손제민 특파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모델로 했다고 해서 제작 전부터 보수진영의 맹공을 받았던 미드 <마담 세크러테리(Madame Secretary)>는 클린턴을 위한 사전 선거운동일까. 공중파 방송 일요일 황금시간대를 장악한 이 드라마는 지금까지 4편의 에피소드가 방영됐는데, 매회 1200만~1500만명의 시청자들을 끌어모았다.

제작자들은 2011년 리비아 벵가지 시위대에 공격받은 미 외교관 4명이 사망한 뒤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 출석한 클린턴 전 장관의 모습을 보고 이 드라마를 착안했다고 한다.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국제위기의 이면에 숨은 인간적 요인은 무엇일까. 정부는 국민 안전을 위해, 더 큰 문제를 막기 위해 무언가를 숨겨야만 하는가.

그런 점에서 이 드라마는, 국무부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기자 입장에서나 신문 국제면에 관심이 있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나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시리아 무장단체에 납치된 미국인 석방을 위해 국무장관(테아 리오니)이 군사개입 대신 중앙정보국(CIA) 근무 시절 알던 커넥션을 이용해 물밑 협상을 한다든지, 외교전문 대량 유출로 신분이 노출된 ‘비밀정보원’들을 구하기 위해 파키스탄에 인도가 보유한 탄도미사일 배치를 지원한다든지, 반협박과 회유로 일본과 중국의 센카쿠열도 충돌을 막고 평화협정에 서명하게 한다든지…. 각 에피소드는 미국이 처한 외교적 도전들을 건드린다.

드라마는 초반에 벵가지 사건을 다루는 정면승부를 했다. 예멘의 미 대사관이 시위대에 포위된 사건을 보고받은 국무장관은 비서실장에게 묻는다 “벵가지 사건을 기준으로 이번 건은 1~10 중 어느 단계에 있지?” 이 위기 역시 그는 민간보안업체를 동원해 그럴듯하게 해결한다. 클린턴이 대선에 나설 경우 벵가지 사건 대응을 실탄으로 비축해둔 공화당 인사들로서는 탐탁지 않지만 일개 드라마에 반응하기도 부담스럽다. “할리우드 좌파들의 역사 왜곡”(폭스뉴스) 정도로 딴죽을 건 정도다.

집안일을 남편에게 맡겨둔 직장맘으로서 겪는 부부 갈등, 갑자기 등장한 여성장관을 둘러싼 정부 내의 시기, 음모가 암시하는 정글 같은 워싱턴의 속살 등에 드라마를 보는 클린턴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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