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타인 믿음 모욕 말라” 샤를리 비판

남지원 기자

필리핀 방문 비행기서 언급… ‘표현의 자유’ 한계 간접 지적

“내 좋은 친구인 가스파리 박사가 만약 내 어머니를 욕한다면, 그는 주먹질을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정상적인 일입니다. 여러분은 도발을 해서는 안됩니다. 다른 사람들의 믿음을 모욕하거나 희화화하지 말아야 합니다”

스리랑카와 필리핀을 순방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스리랑카에서 필리핀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에 대해 “표현의 자유에 한계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b>‘불상 앞 프란치스코’… 교황, 불교 사원 31년 만에 첫 방문</b>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불교 사원을 깜짝 방문해 미소를 짓고 있다. 교황은 이날 예정된 일정을 바꿔 불교 사원을 방문해 경의를 표하고 사리탑 공개 의식을 참관했다. 교황이 불교 사원을 찾은 것은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가 태국의 불교 사원을 방문한 이후 31년 만이다.  콜롬보 | AP연합뉴스

‘불상 앞 프란치스코’… 교황, 불교 사원 31년 만에 첫 방문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불교 사원을 깜짝 방문해 미소를 짓고 있다. 교황은 이날 예정된 일정을 바꿔 불교 사원을 방문해 경의를 표하고 사리탑 공개 의식을 참관했다. 교황이 불교 사원을 찾은 것은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가 태국의 불교 사원을 방문한 이후 31년 만이다. 콜롬보 | AP연합뉴스

교황은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일이 물론 중요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하면서 바로 옆에 서 있던 바티칸의 교회법학자 알베르토 가스파리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샤를리 에브도가 그린 무함마드 조롱 만평이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넘었다고 에둘러 지적한 것이다.

교황은 테러 직후인 7일 대변인을 통해 “그 어떤 이유로도 절대 정당화될 수 없는 끔찍한 공격”이라고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강력하게 비판했고, 다음날에는 미사에서 “인간이 어디까지 잔혹해질 수 있단 말인가”라며 개탄한 바 있다. 하지만 교황이 이번 테러로 인해 불거진 표현의 자유 논쟁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교황은 “신의 이름으로 살인하는 것은 일탈행위이며, 종교는 폭력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절대 사용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종교적 믿음을 공격하는 표현의 자유에는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의 종교를 희화화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을 ‘선동가’라고 지칭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오는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기후변화총회가 신의 피조물인 지구를 보호할 수 있는 대담한 결론을 채택하길 바란다”는 소망도 피력했다. 교황은 지난해 페루 리마에서 열린 기후변화총회가 전향적인 결론을 도출해내지 못한 것에 대해 실망했다며 “파리 총회에서는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은 2013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발생한 초대형 태풍 하이옌의 피해를 입은 타클로반을 오는 17일 찾아 이재민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이날 닷새간의 필리핀 방문을 시작한 교황을 환영하기 위해 교황의 차량이 지나는 도로 주변에는 80만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필리핀 당국은 테러 위협에 대비해 행사장 주변과 전국 곳곳에 약 5만명의 군경을 배치해 삼엄하게 경비할 예정이다. 필리핀은 전체 인구 1억명 중 약 80%가 가톨릭 신자인 아시아의 최대 가톨릭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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