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칼럼

‘코소보 독립’ 반대하는 이유

[해외칼럼]‘코소보 독립’ 반대하는 이유

코소보가 당장이라도 일방적인 독립선언을 할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 독립을 향한 코소보의 노정이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 지지를 받는 세르비아는 반대할 것이 분명하다. 세르비아의 입장은 가치가 없는 게 아니다. 지정학적으로 소수인종이 밀집된 지역을 가진 국가들은 코소보의 독립이 전례가 될 수 있어 관심을 가질만 하다. 코소보는 세르비아의 역사적 심장이자 종교적 영혼이다. 코소보에 있는 수백개의 전통파 교회, 수도원, 성소 등이 이를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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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인에게 세르비아의 코소보에 대한 권리는 러시아의 체첸에 대한 것, 중국의 신장에 대한 것, 인도의 카시미르에 대한 것이나 필리핀의 민다나오섬에 대한 것보다 훨씬 강하다. 이 지역들은 비이슬람 신자가 대다수인 국가에서 모슬림이 다수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러시아와 중국, 인도는 자신들의 영토를 어떤 식으로든 분리시켜 줄 관대함이 없다. 그래서 영토를 분리하라고 강제하는 국제적인 노력도 없다. 필리핀도 세르비아가 코소보에 대한 통제력을 잃은 것처럼 민다나오섬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지만, 아무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왜 코소보의 독립선언이 받아들어져야 할까?

유럽이 코소보의 독립을 지지하지만 일반적인 게 아니다. 카탈로니아와 바스크는 스페인에서 독립하려고 하고 있다. 플랑드르 일부는 벨기에와 떨어지길 바라고, 스코틀랜드도 영국에서 독립하길 바란다.

세르비아의 평범한 사람들은 국제적으로 명백하게 이중적인 잣대를 목격하고 있다. 90년대 세르비아인들은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에서 각각 크라지나 공화국과 스릅스카 공화국으로 독립을 선언했지만 결국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의 영토로 굳어졌다. 그런데 왜 코소보만 다르게 취급되야 하냐는 것이다.

오늘날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에서 온 70만여명의 난민이 세르비아에 있다. 그들은 카톨릭으로 개종하지 않으면 크로아티아 등 고향으로 갈 수 없다. 세르비아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난민을 수용하는 셈이다. 만약 코소보가 독립하면 이 숫자는 더욱 커질 것이다. 세르비아가 국경을 막지 않으면 코소보에서 세르비아로 엑소더스가 예상된다.

좀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코소보 독립 허용은 폭력적인 분리주의가 효과있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면 세계는 어디서나 ‘코소보식 전략’이 적용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우선 얼굴없는 인종주의자들이 시민과 경찰을 공격한다. 보안군은 적이 어디 있는 지 몰라 무차별적으로 보복한다. 인권침해는 국제적 비난과 항의를 유도하고 외국군대의 개입이 이어진다. 결국 그 국가는 자국 영토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고 분리주의자들은 독립을 선언한다.

코소보에서 이런 전례를 만드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발칸반도 뿐 아니라 소수인종 인구를 가진 모든 나라들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세르비아의 영토와 주권은 유엔헌장에 따라 보장되야만 한다. 75년 헬싱키 최종 결의가 보장한 유럽의 국경과 99년에 내린 유엔결의안 1244호는 세르비아가 현재의 국경을 유지토록 보장하고 있다.

국가의 영토를 보전하는 것은 평화의 보편적인 원칙이다. 이것에서 세르비아만 예외일 수 없다.

〈라주 G. C. 토마스 미 마케트대 명예교수〉
〈정리|김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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