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濠 ‘고래싸움’ 고조…호주비하 동영상 파문

日·濠 ‘고래싸움’ 고조…호주비하 동영상 파문

일본 포경(捕鯨) 지지파가 제작한 ‘호주 비하’ 동영상이 포경을 둘러싼 호주·일본 양국간 갈등에 불을 지피고 있다.

네티즌 SasukeZ7은 최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백호주의 호주와 반(反) 포경’이라는 동영상을 올려 포경의 정당성을 역설하며 포경을 강력히 저지하려는 호주를 “동물을 학대하는 인종차별 국가”라고 맹비난했다. 이 동영상은 8일 오전 10시 현재 20만건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유튜브를 비롯해 호주, 일본 인터넷에서는 이미 댓글 전쟁이 시작돼 동영상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10분짜리의 이 동영상은 영어와 일본어 자막으로 “호주인은 백인 우월주의, 배타적 민족주의, 인종차별주의에 빠져있고 일본인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호주인은 인종차별주의를 정당화하기 위해 ‘고래’를 이용해서는 안된다. 호주인은 일본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의식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05년 크로눌라 해변에서 발생한) 인종폭동 사건을 잊어서는 안된다. 다음 희생양은 일본인이란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신들은 (멸종위기의 동물을 포함한) 수많은 동물들을 학대하면서 왜 일본의 포경은 안된단 말인가’라는 게 이 동영상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동영상은 사냥으로 죽어간 딩고(호주산 들개), 한 아이가 월러비를 차량에 패대기쳐 죽이는 모습, 한 남성이 캥거루 새끼를 짓밟는 장면들을 포함해 크로눌라 인종폭동 사건 당시 포착된 광기 서린 젊은이들의 모습을 비추고 있다. 이어 “고래고기를 먹는 것은 ‘야만’이 아니다. 밍크고래는 멸종위기 동물이 아니다. 따라서 밍크고래 포경은 계속 할 수 있다”고 강변했다.


문제의 동영상과 관련, 호주 뉴스닷컴은 “(이 동영상이) 포경문제를 둘러싼 일본·호주간 긴장을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며 “이렇게 위협한다고 해서 호주 정부가 포경 반대 방침을 바꾸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호주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스티븐 스미스 호주 외무장관도 이 동영상에 대해 “불쾌하다”고 표명, 호주 정부의 포경 반대 입장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해 혹등고래 포경 계획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본 포경선단은 ‘과학 조사 목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밍크고래 935마리와 긴수염고래 50마리의 포경을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이어서 마찰을 예고했다.

<고영득 경향닷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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