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의 선포 “지금부터 패권·계파는 존재하지 않는다”

박홍두 기자

새정치 혁신위 공식 출범

핵심 과제로 계파청산 꼽아… 대대적 인적 쇄신 예고

내달 초까지 인선 완료… 첫 회동은 ‘무계파’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의 전권을 위임받은 김상곤 혁신위원장(66)은 27일 “지금부터 패권·계파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계파 모임조차 중지하기를 요구한다”고 선포했다. 이날 혁신위원회 공식 출범과 함께 내놓은 첫 목소리였다. 제1야당 혁신의 핵심 과제를 ‘계파정치 일소’에 두고 대대적인 인적쇄신과 공천개혁안 마련에 나서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27일 국회 대표실에서 혁신위원회 운영 방향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27일 국회 대표실에서 혁신위원회 운영 방향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 계파·패권 정조준 ‘김상곤 선언’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열어 “사약을 앞에 두고 상소문을 쓰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혁신을 위해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전권을 위임한 만큼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먼저 당 현실에 대해 참혹할 정도의 진단을 내렸다. 김 위원장은 “최근 국민과 당원들이 새정치연합을 ‘무능력·무기력·무책임 정당’이라고까지 한다”면서 “절벽 위에 매달려 있고, 국민과 당원이 내밀어 준 마지막 한 가닥 동아줄을 부여잡고 있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한때 나무가 우거졌지만 민둥산이 돼버린 중국 제나라의 ‘우산’을 비유하며 “미래를 창조하지 못하고 권력을 소유하겠다는 패권과 개인, 계파 이익을 위해 당을 민둥산으로 만들고 있다”고 당의 현재 상황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강도 높은 혁신을 다짐했다. 특히 핵심적 혁신 과제로는 계파정치 청산을 꼽았다.

우선 김 위원장은 “이제 무능력에서 실력 있는 책임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고 활력 있는 젊은 정당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모든 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낮은 자리에서 겸허히 혁신에 동참하기를 바란다”면서 “지금부터 패권과 계파는 존재하지 않는다. 계파 모임조차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문 대표와 지도부를 향해선 “백의종군 심정으로 함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대적인 인적쇄신도 예고했다. 그는 일각에서 호남 지역구와 ‘486’ 출신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 공천론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당원 구성과 지지층 구성이 젊어지고, 활력 있게 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대상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혁신안에 미달하는 인사들에 대한 인적쇄신과 당 구조 혁신에 나설 뜻을 내비친 것이다.

혁신위원 인선은 “6월 초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했다. 특히 공천혁신을 담당할 혁신위원에는 내부 인사보다 그동안 인적쇄신론을 제기해온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외부인사들이 영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 ‘무계파·실무간부’ 먼저 만나

김 위원장은 당 내홍의 양 당사자들인 주류·비주류 대신 ‘무계파’ 쪽 인사들을 먼저 접촉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파에 얽매이지 않고 사심 없는 얘기를 들을 수 있고, 이를 토대로 계파 갈등의 실상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 후 첫 회동으로 김부겸 전 의원과 만났다. 혁신위원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고, 무계파로 분류되는 김 전 의원은 주류·비주류를 모두 비판하며 혁신 필요성을 밝혀왔다. 김 위원장은 28일에는 당 소속 기초단체장협의회 대표단과 회동, 이들이 전하는 각 지역 민심을 듣고 혁신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엔 비주류와 만난다. 28일엔 주승용 최고위원을 만나기로 했고, 김한길·안철수 전 대표와 박지원 의원 등도 차례로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1일엔 권노갑·김원기·임채정 상임고문 등 원로들과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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