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Talk

2차 세계대전 패전 ‘일제 괴물’ 다시 깨어나다···제트 여객기 국산화 성공

주영재 기자
일본 미쓰비시항공기가 제작한 일본의 첫 제트여객기 ‘MRJ’의 소개 영상에 2차대전 당시 이 회사가 만든 함상전투기 제로센의 모습이 겹쳐져 있다. 출처:http://www.flythemrj.com/

일본 미쓰비시항공기가 제작한 일본의 첫 제트여객기 ‘MRJ’의 소개 영상에 2차대전 당시 이 회사가 만든 함상전투기 제로센의 모습이 겹쳐져 있다. 출처:http://www.flythemrj.com/

일본이 반세기만에 첫 제트 여객기 개발에 성공했다. 일본 현지에서는 제 2차 세계대전 초기 위력을 보였던 함상전투기 ‘제로센’을 만든 장인정신이 일궈낸 성과라는 자평이 나오고 있다.

AFP통신은 11일(현지시간) 일본 미쓰비시(三菱)항공기가 제작한 첫 일본산 제트 여객기 ‘MRJ’의 시험기가 이날 오전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공항을 이륙, 나고야 공항을 이륙해 첫 시험 비행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미쓰비시항공기가 제작한 일본의 첫 제트여객기 ‘MRJ’의가 공항 활주로 위를 이동하고 있다. 출처:http://www.flythemrj.com/

일본 미쓰비시항공기가 제작한 일본의 첫 제트여객기 ‘MRJ’의가 공항 활주로 위를 이동하고 있다. 출처:http://www.flythemrj.com/

미쓰비시의 ‘MRJ’는 두 개의 제트 엔진을 단 80석 규모의 여객기로 길이는 35m 정도다. 항속거리는 약 3400㎞로 국내선 노선용으로 적합하다. 미쓰비시항공기는 MRJ가 해외의 경쟁업체의 비슷한 모델에 비해 연비를 20% 정도 개선하고 소음도 크게 낮춘 차세대 항공기로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간 항공기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소개했다.

중국도 지난 2일 자체 제작한 중형 민간 항공기 C919를 공개한 데 이어 일본도 처음으로 민항기 개발에 성공하면서 동북아 주요 2개국이 자체 민항기 제작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일본 항공기술의 ‘부활’

‘MRJ’의 시험비행 성공은 일본의 항공산업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시험비행 성공과 관련해 “꿈을 실은 부활의 날개”라고 격찬했다.

일본은 2차대전 당시 제로센 등의 전투기를 연간 2만5000대나 제조할 만큼 항공기 기술이 일찍부터 발달했으나 2차대전 패전 이후 미국에 의해 7년간 항공기 개발이 금지됐다.

금지 조치가 풀리면서 1962년 터보트롭 쌍발 프로펠러 여객기 ‘YS-11’를 개발했으나 채산성이 맞지 않아 10년만에 운항을 중단했다.

미쓰비시는 2008년부터 ‘MRJ’ 개발에 나섰으며 2017년 4~6월쯤 1호기를 ANA홀딩스에 인도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미국 등지의 항공사로부터 407대를 수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MRJ’가 제로센으로 상징되는 일본 항공기술의 부활을 의미하는 듯 미쓰비시항공기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영상에는 ‘MRJ’와 ‘제로센’ ‘YS-11’이 겹쳐지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 장면에는 ‘일본의 전설적인 장인정신’이라는 자막이 나온다.

[경제Talk]2차 세계대전 패전 ‘일제 괴물’ 다시 깨어나다···제트 여객기 국산화 성공

■중소형 항공기 시장 치열한 경쟁 예고

일본 정부는 항공기 산업이 현재의 기간산업인 자동차와 전자보다 성장 여지가 크다고 보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실제 항공산업은 제조업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다. 보잉이 지난해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20년간 신형 항공기 수요는 3만6770대로 우리 돈으로 약 5260조원(5조2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도 ARJ-21과 C919를 선보이면서 민간 항공기 시장에 진입했다. 중국은 거대 내수 시장과 정부 지원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갖고 보잉과 에어버스 등의 협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중국이 보잉과 에어버스의 비행기를 대량으로 구매하면 두 회사가 기술을 지원하거나 중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세우는 모양새다.

일본과 중국의 진입으로 중소형 항공기 시장의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시장의 강자는 브라질 국영항공사 엠브라에르의 E-Jets, 우크라이나의 안토노프 An-148, 캐나다 항공기 제조사인 봄바디에의 CRJ70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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