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인생’ 패러디 열풍…상사에겐 “재촉말라 전해라”, “한때 친박이었다 전해라”

이명희 기자

최근 트로트 가수 이애란의 노래 ‘백세인생’ 패러디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노래 속에서 반복되는 ‘뭐뭐 한다고 전해라’라는 후렴구를 응용한 패러디물이다.

김장철엔 ‘시댁에 못 간다고 전해라’, 업무를 재촉하는 상사에겐 ‘재촉말라 전해라’ 하는 식이다. 유튜브에 공개된 뮤직비디오에 누리꾼이 각각의 상황에 맞는 가삿말을 갖다 붙이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솔로들이 ‘크리스마스에 솔로라 전해라’, 프로포즈할 때는 ‘반지는 가짜지만 마음은 진짜라고 전해라’ 등도 있다.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이애란. 방송 갈무리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이애란. 방송 갈무리

패러디 열풍은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한때 친박이었다 전해라’부터 ‘초선이라 안된다 전해라’ 등이다.

새누리당은 내년 총선 로고송으로 ‘백세인생’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지난 1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백세인생’을 로고송으로 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이 “무슨 노래냐”고 의아해하자 서청원 최고위원이 “인기를 모으는 노래”라고 설명하고, 김무성 대표도 “이런 노래도 모르는 비서진은 다 교체해야 한다”고 농담을 던졌다고 한다. 김영우 대변인은 “확정된 건 아니고 적극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백세인생’은 1995년 김종완씨가 작곡한 노래로 2011년 이애란이 불렀지만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최근 패러디물이 쏟아지면서 뒤늦게 인기 몰이에 성공한 이씨는 데뷔 25년만에 지상파 첫 출연을 하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 15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해 “요즘 행사비가 6배나 올라 기쁘다. 첫 앨범 실패 후 진 빚을 갚고 있는 중이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광희의 불만을 제작진이 모두 들어주는 ‘불만제로’ 특집에 출연했다.

백세인생 후렴구를 인용한 패러디물을 모아봤다.

■“나도 한때 친박이었다고 전해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7월8일 국회 정론관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의원총회의 결과를 수용하는 성명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김창길 기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7월8일 국회 정론관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의원총회의 결과를 수용하는 성명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김창길 기자

총선 예비후보 등록 첫날부터 ‘백세인생’을 패러디한 ‘정치인생’이라는 제목의 글은 지난 15일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됐다.

이 패러디물은 공천 갈등을 둘러싼 새누리당 내부 상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국회법 개정안 파동’으로 지난 7월8일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은 유승민 의원과 지역구인 ‘대구(TK) 물갈이론’에 따른 상황을 담았다.

아래는 ‘정치인생‘ 전문

“내년 2월 공심위에서 날 낙천하러 오거든 아직은 초선이라 못 간다고 전해라/칠십 세에 공심위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지역구 현안 남아 못 간다고 전해라/친유승민이라 친박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나도 한때 친박이었다고 전해라/

/배신했다고 청와대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나도 올해 백봉신사상 받았다고 전해라/대구 초선 여론몰이로 날 데리러 오거든 말하는 니놈이 물갈이 대상이라고 전해라/

/아리랑 아리랑 공천이요 추풍령 고개 넘어 총선간다/

/내 지역구 사람 보내 또 데리러 오거든 자존심 상해서 출마한다고 전해라/선친 상가 문상 않고 날 또 데리러 오거든 화는 나지만 참고 있다고 전해라/이재만 이어서 정종섭이 또 날 데리러 오거든 4선 당선 할 날을 찾고 있다 전해라/TK를 홍어로 보고 또 데리러 오거든 나는 이미 과반수 얻고 있다고 전해라/

/아리랑 아리랑 고모령아 우리 모두 공천 받아 고향가요”

■ ‘당원가입 5분이면 된다 전해라’

‘백세시대’를 패러디한 새정치민주연합 온라인 당원가입 포스터.

‘백세시대’를 패러디한 새정치민주연합 온라인 당원가입 포스터.

안철수 전 대표 탈당 등 내홍을 겪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16일 온라인으로 입당신청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join.npad.kr)을 구축하고 온라인 당원 가입 홍보에 적극 활용했다.

당원 가입 홍보 포스터엔 문재인 대표 얼굴과 ‘5분이면 된다 전해라∼’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온라인 당원 가입의 간편함을 강조한 것이다.

문재인 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 등은 ‘점심 공약’을 내걸며 가입 유도에 나섰다.

문재인 대표는 온라인 입당 신청을 받기 시작한 당일 자신의 트위터에 “1만번째 온라인 가입당원께 제가 번개로 내일 점심을 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문 대표는 또 이날 오전 “2만명, 3만명 점심초대 계속 간다 전해라~”라는 글을 추가로 올리기도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2만번째 입당하는 신입당원께 약속한다. 국회로 초청해서 국회식당에서 가장 맛있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대접하겠다”고 공언했다.

“당원가입? 5분이면 된다 전해라”라고 하는 당원 가입 권유 이미지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주요 SNS에 돌면서 누리꾼들은 “가입했다 전해라”, “2분 걸렸다고 전해라”는 글을 올려 화답했다.

=다음은 ‘백세인생’ 가사 전문이다.


육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간다고 전해라
칠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할일이 아직 남아 못간다고 전해라
팔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쓸만해서 못간다고 전해라
구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테니 재촉말라 전해라
백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좋은날 좋은시에 간다고 전해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또 넘어간다
팔십세에 저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자존심 상해서 못간다고 전해라
구십세에 저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텐데 또왔냐고 전해라
백세에 저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극락왕생 할날을 찾고있다 전해라
백오십에 저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나는이미 극락세계 와 있다고 전해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우리모두 건강하게 살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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