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에서 캐릭터에 상관없이 무조건 백인을 캐스팅하는 ‘화이트 워싱’을 비판한 한국계 힙합가수의 뮤직비디오가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은 한국계 힙합가수 덤파운디드(30)가 유튜브에 공개한 자신의 신곡 ‘세이프’의 뮤직비디오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화이트 워싱’을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이 뮤직비디오는 29일 오후 현재 28만건 이상 조회됐다.
본명 조너선 박, 한국명 박성만인 덤파운디드는 미국에서 프리스타일 배틀 래퍼로 활동하다가 2009년 에픽하이 월드투어 당시 만난 에픽하이의 6집에 참여하면서 한국에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뮤직비디오에서 영화 <타이타닉>의 잭 도슨(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샤이닝>의 잭 토런스(잭 니컬슨), <캐리비안 해적>의 잭 스패로 선장(조니 뎁) 등으로 각각 분해 ‘화이트 워싱’을 비판했다.
최근 누리꾼들이 <스타트랙> 시리즈 등에 출연한 한국계 배우 존 조(44)를 내세운 ‘존 조 주연 놀이’(#StarringJohnCho)와 같은 방식이다. 누리꾼들은 존 조의 사진을 ‘화이트 워싱’ 논란을 일으킨 영화 포스터와 합성시켜 SNS로 퍼뜨리고 있다. 존 조는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이지만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조연에 주로 묶이는 ‘화이트 워싱’의 희생자를 상징하고 있는 셈이다.
할리우드에선 ‘화이트 워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영화 <마션>에서 원작에 한국계 과학자로 설정된 민디 박 역할을 매킨지 데이비스가 맡아 논란을 빚었다. 올해 말 개봉 예정인 <닥터 스트레인지>에는 티베트인 신비주의자로 틸다 스윈턴이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