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어른 전'

박용필 기자
[기타뉴스] '두 어른 전'

오는 5일부터 17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갤러리 ‘류가헌’ 1, 2관에서 ‘두 어른전’이 열린다. ‘두 어른전’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과 문정현 신부의 붓글씨와 서각 등 113점을 선보인다. 이 전시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집 ‘꿀잠’ 건립 기금을 모으는데 ‘두 어른’이 도움을 자청하면서 마련됐다. ‘꿀잠’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서울에 올라와 투쟁할 때 잠시나마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전시회를 주최한 비정규노동자의 집‘꿀잠’ 건립추진위원회로 부터 작품 사진과 설명 등을 제공받아 ‘두 어른’과 소개될 작품들에 대해 간략히 정리했다.

■백기완

[기타뉴스] '두 어른 전'

여든네 살이다. 1964년 한일협정반대운동에 뛰어든 이래 평생 민주화운동 현장을 지켰다. 1973년 긴급조치 위반으로, 1979년 계엄법 위반으로 옥고를 치렀다. 노동자들의 대통령 후보로 나선 팔팔했던 1980년대나, 해고노동자의 손을 맞잡고 눈물 흘리는 노년의 2016년이나 ‘이야기꾼 백기완’의 면모는 변함이 없다. 언젠가 말했다. “예수는 노동자였어. 목수였잖아. 노동으로 단련된 몸으로 부당한 사회질서에 대항한 깡따구 있는 인물이었다구.“ 문정현과 같은 눈으로 예수를 보았다. 백기완은 붓을 들었다. 당신이 말로 했던 것들을 한지에 옮겼다.

■문정현

[기타뉴스] '두 어른 전'

일흔여덟 살이다. 1975년 인혁당 수형자들이 사형선고 하루만에 형장의 이슬이 되고 시신마저 탈취당할 때, 영구차를 가로막고 몸을 던진 젊은 사제였다. 1976년 박정희 영구집권에 반대하는 3.1구국선언 사건으로 감옥에 갇혔다. 형무소에 갇힐지언정 교회에 갇히려 하지 않았다. 그늘진 땅 고통 받는 이들을 예수로 섬기고, 거리를 교회로 삼아 평생을 보냈다. 매향리 대추리 용산 강정, 그의 흔적 배지 않은 고통의 땅이 어디인가. 10년 전 즈음, 그는 칼을 들었다. 목판을 깎기 시작했다. 작품들이 쌓였다.

▶관련기사: 노동자들! ‘꿀잠’을 잡시다

■혁명이 늪에 빠지면 예술이 앞장서나니 (백기완)

40x70cm, 한지에 먹

40x70cm, 한지에 먹

■새날이 올 때까지 우리 흔들리지 말자 (백기완)

40x70cm, 한지에 먹

40x70cm, 한지에 먹

▶마냥 쓰러질 것만 같애도(백기완)

40x70cm, 한지에 먹

40x70cm, 한지에 먹

▶너희들은 모른다(백기완)

40x70cm, 한지에 먹

40x70cm, 한지에 먹

■저 때문에 쓰는 힘은 칼이 되지만(백기완)

40x70cm, 한지에 먹

40x70cm, 한지에 먹

■천년을 실패한 도둑(백기완)

40x70cm, 한지에 먹

40x70cm, 한지에 먹

■평화는 어두움의 긴 터널을 지나야 있다(문정현)

30x29cm, 나무에 음각

30x29cm, 나무에 음각

■칼을 쳐서 쟁기를 창을 쳐서 낫을(문정현)

68x41cm, 버려진 합판에 음각

68x41cm, 버려진 합판에 음각

■치욕(문정현)

34x50cm, 나무에 음각

34x50cm, 나무에 음각

■절망에 빠진 이의 이야기는 바람에 날려도 좋단 말인가(문정현)

60x20cm, 나무에 음각

60x20cm, 나무에 음각

■산 자여 따르라(문정현)

40x80cm, 나무에 음각

40x80cm, 나무에 음각


Today`s HOT
올림픽 성화 도착에 환호하는 군중들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이스라엘공관 앞 친팔시위 축하하는 북마케도니아 우파 야당 지지자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티 아이들
폭격 맞은 라파 골란고원에서 훈련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