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앞에서 ‘촛불 마음’ 담아 예술로 싸웠죠”

이진주·허진무 기자

광화문캠핑촌 해단식…‘문화예술인 투쟁’ 140일의 기록

<b>“광장 민주화 꽃피길”</b>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항의하며 지난해 11월부터 광화문광장에 텐트촌을 꾸리고 노숙농성을 벌인 문화예술인과 노동자들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광화문캠핑촌’ 해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광장 민주화 꽃피길”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항의하며 지난해 11월부터 광화문광장에 텐트촌을 꾸리고 노숙농성을 벌인 문화예술인과 노동자들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광화문캠핑촌’ 해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돈과 권력의 노예가 되는 사회에서 순수예술이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에 광장에 나왔습니다. 앞으로도 광장 민주화가 꽃피웠으면 좋겠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항의하며 문화예술인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40일 가까이 노숙농성을 벌인 ‘박근혜 퇴진 광화문캠핑촌’ 해단을 앞두고 풍물인 하애정씨는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광화문캠핑촌 예술인들은 20일 기자회견애서 “광화문캠핑촌은 촛불로 친 텐트였고, 촛불로 만든 마을이었다”며 “우리는 외치고, 노래하고, 춤추고, 그리고, 쓰고, 사진을 찍고, 신문을 만들고, 토론했다”고 밝혔다. 또 “블랙리스트 주범 조윤선·김기춘과 노동자를 탄압한 삼성 재벌 이재용이 구속됐다. 이 모든 사태의 총책임자인 박근혜의 시대가 끝났다”고 밝혔다.

판화작가 이윤엽씨는 “촛불집회를 20여차례 하면서 단 한번도 폭력이 없었다”며 “문화예술인들은 그런 촛불시민들의 마음을 담은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조각가 최병수씨는 “광화문캠핑촌에서 지낸 시간 동안 시민들이 작품을 재미있어 하니 즐거웠고, 부모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을 보며 희망을 느꼈다”고 말했다.

‘블랙리스트’의 존재가 드러난 직후인 지난해 11월4일 예술인 7749명은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박근혜 퇴진 문화예술인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예술인 등 60여명이 광화문광장에 텐트촌을 만들고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예술인들은 그간 촛불집회의 소식을 전하는 ‘광장신문’을 발행했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하는 각종 그림과 조각, 설치물 등을 만들어 촛불시민들을 위로했다. ‘캠핑촌 촌장’으로 불린 시인 송경동씨는 “한국 사회의 새로운 민주주의를 향한 행진은 이제 시작”이라며 “광장을 달궜던 주권자들의 명령처럼 박근혜 정권의 잔재가 모두 폐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노숙농성 142일째인 오는 25일 열리는 촛불집회와 함께 텐트촌을 모두 철거키로 했다.

한편 촛불집회 주최 측인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개혁법안의 처리를 요구하며 ‘개혁입법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2기 세월호특별조사위 구성, 백남기 특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중단, 언론장악방지법 제정,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폐지, 역사교과서국정화금지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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