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시험인양 1m 올리는 데 5시간 반 걸려…본인양 ‘밤샘 작업’

공동취재단·박용하 기자

해수부 “와이어 인장력 단계적 상승…매우 신중히 진행”

야간 기상 상황도 양호…현장 정밀작업에 온 신경 집중

세월호 시험인양 작업이 진행 중인 22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 인근 해양에서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깃발을 단 소형 배 한 척이 작업 지역으로 들어서자 해양경찰청 소속 경비정이 막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세월호 시험인양 작업이 진행 중인 22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 인근 해양에서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깃발을 단 소형 배 한 척이 작업 지역으로 들어서자 해양경찰청 소속 경비정이 막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세월호 본인양이 시작된 22일 오후 8시50분, 전남 진도군 조도면의 맹골수도 해역에는 조용한 불야성이 펼쳐졌다. 바다 위엔 고요함이 감돌았지만, 인양에 들어간 2대의 재킹 바지선은 백색·주황색 불을 환히 밝히고 작업에 분주했다. 다만 이날 오후 10시까지 세월호가 올라올 재킹 바지선 2대 사이의 해면에는 물결이나 거품 등 별다른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본인양은 가장 민감한 작업 과정이다. 작은 물결 조차 세월호 선체를 들어올리는 와이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 있는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맹골수도는 조류가 수시로 바뀌는 곳이기 때문에 언제든 돌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선체가 수면 위로 완전히 올라가는 23일 오전까지는 성공 여부를 예단할 수 없다. 현장 근로자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도 매우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본인양이 시작된 이날 저녁은 바람도 잦아들고 온화한 날씨를 보였다. 만약 공정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23일 오전 11시쯤 세월호 선체 중 13m가량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오후쯤에는 재킹 바지선에 고정하는 작업을 끝내게 되며, 이후 반잠수식 선박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 세월호를 옮겨 싣게 된다.

[세월호 인양]시험인양 1m 올리는 데 5시간 반 걸려…본인양 ‘밤샘 작업’

맹골수도 해역은 앞서 이날 오전까지 흐리고 쌀쌀한 바람이 불어 인양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애를 태웠다. 날씨가 갤 듯 구름 사이로 해가 보였지만 이내 자취를 감췄고 가시거리는 매우 짧았다. 거센 조류로 악명 높은 맹골수도답게 소용돌이 모양의 파도골이 생겨나 불안감을 키웠다.

시험인양 여부를 저울질하던 해수부와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는 오전 10시 세월호 시험인양을 시작했다. 세월호 선체를 해저에서부터 1~2m 들어올리며 인양용 줄(와이어)에 하중이 고르게 배분됐는지, 선체가 기울지는 않았는지 등을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인양업체 측은 세월호와 연결된 와이어에 장력과 인장력을 단계적으로 천천히 가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이는 낮 12시20분쯤에야 끝났다. 오후가 되자 인양업체 측은 세월호를 해저로부터 들어올리기 시작해 오후 3시30분쯤에는 해저로부터 1m가량 들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당초 시험인양은 2~3시간 걸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날은 두 배인 5시간30분이 걸렸다. 해수부 측은 시험인양이 지연된 이유에 대해 “세월호를 들어올리는 작업을 매우 신중히 진행했기 때문”이라며 “와이어에 걸리는 인장력도 아주 천천히 단계적으로 상승시켰다”고 설명했다.

취재진은 세월호를 끌어올리는 재킹 바지선에서 약 1∼1.2㎞ 떨어진 곳에 있는 인양작업 지원선 ‘선첸하오’에 탑승해 진행상황을 살펴봤다. 선첸하오는 재킹 바지선을 제외하고 인양 현장을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는 배였다. 하지만 선첸하오의 갑판에서도 재킹 바지선은 그저 손바닥 한 뼘 정도의 크기로 보여 실제 어떤 작업이 이뤄지는지는 알기 어려웠다.

바다 위 상공에서도 작업 진행 상황은 살피기 힘들었다. 해수부 측은 “세월호는 무게중심이 선미에 쏠려 있어 고도로 정밀한 조정작업이 요구된다”며 작업선 주변 1.6㎞ 이내의 선박 운항과 150m 이내의 헬기 접근을 금지했다. 하지만 통제된 뒤 해수부가 전하는 현장 상황은 6시간 동안 2차례에 불과해 기다리는 이들을 애타게 했다. 해수부 측은 오후 4시에야 “시험인양 중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 43명은 이날 어업지도선을 타고 인양 현장 1.6㎞ 밖에서 세월호가 떠오르는 순간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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