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추경 시정연설

“국회에 보고” 몸 낮추고…‘청년실업 이미지’ 띄우며 호소

박송이·허남설 기자

PPT 활용 연설…30분간 ‘일자리 44번·청년 33번’ 언급

한국당 ‘사과 요구’ 피켓…연설 후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

[문 대통령, 추경 시정연설]“국회에 보고” 몸 낮추고…‘청년실업 이미지’ 띄우며 호소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국회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서 30분가량 연설하면서 ‘일자리 추경’의 절박성을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 스크린에 파워포인트(PPT) 슬라이드를 띄워 감성적 이미지와 통계 그래프 등도 보여줬다. 역대 시정연설에선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인사와 관련해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는 문구를 내걸며 항의의 뜻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 2시4분쯤 여야 의원들의 기립 박수 속에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일어서긴 했지만 박수는 치지 않았다.

연단에 오른 문 대통령은 의원들을 향해 몸을 굽혀 인사한 뒤 “국회와 더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치하려는 저의 노력으로 받아들여달라”며 연설을 시작했다. “추경을 어디에, 어떻게 쓰려고 하는지 보고드리겠다”는 표현도 썼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일자리 추경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일자리’라는 단어가 가장 많은 44번 등장했다. 이어 ‘청년’과 ‘국민’이 각각 33회, 24회로 2, 3위였다. 실업 문제로 가장 고통받는 청년세대를 부각시키면서 실업이 특정 계층의 문제가 아니라 전 국민이 당면한 문제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PPT를 통해 감성적인 호소를 더했다. 연설 내용에 맞춰 준비된 22장의 슬라이드에는 청년층의 팍팍한 삶을 담은 이미지가 포함됐다. 면접을 기다리는 구직자가 손을 모은 채 찍힌 사진 위에는 ‘면접이라도 한번 봤으면 좋겠어요’라는 문구가 적혔다. ‘잘 지내지?’라는 자살 방지 문구가 적힌 한강의 다리 난간도 등장했다.

일자리 문제로 고통받는 국민들 삶을 보여주면서 더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추경을 통한 기대 효과 등을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수치를 근거로 한 그래프로 제시하기도 했다. PPT 슬라이드는 국회 협력을 당부하는 대목에서 “함께합시다”라는 문구로 마무리됐다. 슬라이드 자료는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과 시정연설 태스크포스가 아이디어를 내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입장할 때를 포함해 총 16회 박수를 받았다. 일자리를 통한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정부 및 국회 협조를 당부할 때마다 여당 의원들의 박수가 나왔다.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좌석 컴퓨터 모니터 앞에 “국민우롱 인사 지명 대통령은 철회하라” “인사참사 사과하라” “국민 약속 5대 원칙 대통령은 이행하라” 등의 문구를 붙여놓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한국당 김성원·곽상도 의원 등을 비롯해 본회의장 앞줄에 앉은 여야 의원들과 악수를 했다. 이어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인사한 뒤 야당 중진 의원들이 있는 본회의장 뒤편을 찾았다. 한국당 서청원·심재철·정진석·나경원·원유철·이주영 의원,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 박지원·정동영·천정배·주승용·조배숙 의원,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유승민 의원 등과 악수했다.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 전 차담회에 불참한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인사했다. 정 원내대표는 “차담회에 못 갔는데 그것 때문에 일부러 찾아오셨다고 해서 감사하다고 한마디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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