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JSA···미리 보는 ‘2018 남북정상회담’

허진무 기자
박찬욱 감독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한 장면.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찬욱 감독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한 장면.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는 ‘2018 남북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남북 정상의 세 번째 만남이고, 11년 만에 극적으로 성사된 만남입니다.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 관광 재개, 한반도 비핵화, 종전선언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반도에 평화의 봄바람을 불게 할 ‘판문점 선언’이 나올 수 있을까요? 2018년 4월27일, 역사적인 하루를 경향신문이 미리 살펴봤습니다.

26일 경기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남측 자유의집과 북측 판문각 사이 (왼쪽부터)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T1),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 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T3)이 보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6일 경기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남측 자유의집과 북측 판문각 사이 (왼쪽부터)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T1),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 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T3)이 보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6일 경기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T2와 T3 사이 군사분계선(MDL)이 보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6일 경기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T2와 T3 사이 군사분계선(MDL)이 보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경기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남측 자유의집과 북측 판문각 사이에는 푸른색 건물 3개 동이 있습니다. 각각 T1, T2, T3로 불리는 건물인데 ‘T’는 ‘임시(Temporary)’라는 의미입니다. 정전협정 직후인 1953년 10월 말 그대로 임시로 지었던 건물 이름입니다. T1은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 T2는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T3는 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입니다.

이날 오전 9시30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회담 당일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T2, T3 사이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합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마지막 장면으로 유명한 장소입니다. 김 위원장이 지금까지 북측 인사들이 주로 넘어온 T1과 T2 사이가 아닌 T2와 T3 사이로 넘어오는 것은 이 곳이 판문점 북측지역 판문각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이기 때문으로 전해졌습니다. T1·T2·T3 사이에는 폭 50㎝, 높이 5㎝의 콘트리트 연석이 있는데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이후 그어진 군사분계선(MDL)입니다. 김 위원장은 이 분계선을 걸어서 직접 넘어옵니다. 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가 동행할 지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지난 18일 경기 파주 판문점 평화의집에 미국 헌병이 서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18일 경기 파주 판문점 평화의집에 미국 헌병이 서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998년에 촬영한 자유의 집. 청와대 제공

1998년에 촬영한 자유의 집. 청와대 제공

남북 정상은 악수를 한 뒤 한복 차림의 전통의장대 호위 속에 공식 환영식장인 자유의집과 회담장인 평화의집 사이 판문점 광장으로 걸어갑니다. 오전 9시40분 판문점 광장에서 두 정상은 국군 의장대의 사열을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0년 방북 때 평양 순안공항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방북 때 평양 4·25 문화회관 앞 광장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북한 인민군 의장대의 사열을 한 바 있습니다.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남측 공식수행원은 (위쪽 왼쪽부터)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합찹의장이다. 북측 공식수행원은 (아래쪽 왼쪽부터)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최휘 부위원장, 리수용 부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다. 연합뉴스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남측 공식수행원은 (위쪽 왼쪽부터)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합찹의장이다. 북측 공식수행원은 (아래쪽 왼쪽부터)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최휘 부위원장, 리수용 부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다. 연합뉴스

의장대 사열 후 두 정상은 양측 공식수행원들과 인사합니다. 남측 공식수행원은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 7명입니다. 북측 공식수행원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리수용·최휘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9명입니다.

이들은 회담장인 평화의집으로 걸어서 들어갑니다. 김 위원장은 ‘훈민정음 어제’ 액자가 있는 1층 환담장에서 방명록에 서명하고 문 대통령과 함께 기념촬영을 합니다. 정상회담은 오전 10시30분부터 2층 회담장에서 시작됩니다. 오찬은 두 정상이 따로 합니다. 김 위원장은 수행단과 함께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돌아가 휴식합니다.

1998년 6월16일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과 함께 북한으로 가는 ‘소떼’를 태운 트럭들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1998년 6월16일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과 함께 북한으로 가는 ‘소떼’를 태운 트럭들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오후 늦게 두 정상은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이 1998년 소떼를 몰고 방북했던 길 위에서 공동기념 식수를 합니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해인 1953년생 소나무입니다. 식수 후 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김 위원장은 한강 물을 나무에 줍니다. 식수 표지석에는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문구와 함께 두 정상의 서명이 새겨집니다. 북측은 남측 정부가 제안한 수종과 문구 등을 모두 수락했습니다.

1990년대 판문점 전경 항공사진. 사진 가운데가 자유의집, 왼쪽이 남쪽, 오른쪽이 북쪽이다. 청와대 제공

1990년대 판문점 전경 항공사진. 사진 가운데가 자유의집, 왼쪽이 남쪽, 오른쪽이 북쪽이다. 청와대 제공

이어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친교를 겸한 산책을 합니다. 도보다리는 정전협정 직후 중립국감독위원회가 판문점을 출입할 때 이동거리를 단축하기 위해 판문점 습지 위에 만든 다리입니다. 유엔사가 ‘풋 브릿지(Foot Bridge)’라고 부르던 것을 그대로 번역한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도보다리는 이번 회담을 준비하며 확장 공사를 했습니다.

판문점 평화의집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회담장 모습. 연합뉴스

판문점 평화의집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회담장 모습. 연합뉴스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앉을 의자 꼭대기에 한반도 지도 문양이 새겨져 있다. 연합뉴스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앉을 의자 꼭대기에 한반도 지도 문양이 새겨져 있다. 연합뉴스

산책 후에는 다시 평화의집에서 오후 회담이 이어집니다. 회담장에서 남북 정상이 앉을 의자는 등받이 꼭대기에 한반도 지도 문양을 새겼습니다. 탁자는 궁궐의 교각 난간처럼 두 개의 다리가 하나로 합쳐지는 모습으로, 중앙 지점의 폭은 역사적인 회담의 해를 기념해 2018㎜로 만들어졌습니다. 회담장 배경에는 금강산의 높고 푸른 기상을 표현한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그림이 걸립니다. 회담이 끝나면 합의문 서명과 발표가 있을 예정입니다. 다만 합의 내용의 수준에 따라 공동발표 등 형식과 장소가 결정됩니다.

‘2018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인 ‘디저트 망고무스’. 청와대 제공

‘2018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인 ‘디저트 망고무스’. 청와대 제공

오후 6시30분부터 두 정상은 평화의집 3층 연회장에서 환영만찬을 합니다. 이 자리에는 정상회담의 공식 수행원들뿐만 아니라 각계 인사들도 초대됩니다. 북측에선 김정은 위원장을 보좌하는 핵심 참모진 25명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만찬 메뉴로는 남해 통영바다의 문어 냉채와 스위스식 감자전, 신안 민어해삼편수, 부산 달고기구이, 서산 목장의 한우부위별 구이, 김해 봉하마을 쌀과 DMZ 산나물로 만든 비빔밥과 쑥국, 도미찜과 메기찜 등이 준비됐습니다. 북측에서는 평양 옥류관 냉면을 공수해 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찬이 끝나면 평화의집 앞에서 환송식이 열립니다. 남북 정상의 식사 시간을 감안하면 빨라도 오후 7시30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평화의집 외벽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하나의 봄’이라는 주제로 환송 메시지가 시연될 예정입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역사 현장이 될 판문점 평화의 집을 배경으로 한반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으로 표현된다”라며 “남북 정상이 나눈 진한 우정과 역사적인 감동의 순간을 전 세계인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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