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킴'의 진실공방···"'감독단 가족'은 우리의 성장 원치 않았다"

김하진 기자
컬링 전 여자 국가대표팀의 김경애(왼쪽부터),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최근 불거진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컬링 전 여자 국가대표팀의 김경애(왼쪽부터),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최근 불거진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컬링 역사 최초로 은메달을 따낸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팀 킴’이 선수 생활을 걸고 지도자 가족의 전횡을 추가 폭로했다.

김은정(28), 김영미(27), 김선영(25), 김경애(24), 김초희(22)는 15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8일 ‘팀 킴’은 자신들을 지도해온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김민정·장반석 감독에게 폭언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폭로했다. 당시 장 감독은 공동으로 사용한 통장 사본과 휴대폰 메신저 대화 내용 등으로 구성된 반박 자료를 냈다.

그리고 이날 장 감독이 공개한 사실 확인서가 진실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 선수들이 직접 공식석상에 섰다. AP 통신과 일본 매체 등 국내외 취재진이 약 100여명이 찾은 가운데 감독단 가족의 ‘독식’이 이같은 사태를 초래했다고 했다. 김경두 전 부회장과 김민정 감독은 부녀 사이고 김 감독과 장반석 감독은 부부 사이다.

김선영이 대표로 읽어내린 호소문 속에는 감독 자녀의 어린이집 행사 참여는 일방적인 통보였으며 김은정이 패럴림픽 성화봉송 주자로 선정된 과정도 선수 입장에서는 전달받은 것이 없었다는 내용을 밝혔다.

또한 ‘선수들 동의하에 개설된 통장이 김경두 부회장의 명의로 만들어지는지도 몰랐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선수들은 “선수 개인에게 들어온 격려금은 개인 계좌로 들어왔지만, 팀 이름으로 받은 격려금은 행방을 알 수 없다”며 “2016년 이후에는 국가대표로서 지원을 받았는데도 선수들의 상금을 훈련비로 사용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사에서 세부 사용 내역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지난 9일 컬링 특정 감사를 실시한다고 발표한 상태다.

더불어 감독단이 선수들의 성장을 막았다는 주장도 했다. 김선영은 “올림픽 이후에 저희에게 온 팬분들의 선물과 편지는 항상 뜯어진채로 받았다. 팀으로 온 선물들은 이해할 수 있으나 선수 개인에게 온 선물들과 편지를 다 뜯어서 먼저 감독님이 확인하시고 선수들에게 준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했다.

올림픽 기간 동안 인터뷰를 통제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선영은 “김경두 교수님과 김민정 감독만 언급하면 된다고 말씀하셨다. 조금이라도 다른 이야기를 꺼내면 ‘굳이 그런 말은 안 해도 된다’고 혼났다. 올림픽을 제대로 치르기 위해 시키는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고 떠올렸다.

김 전 부회장의 폭언에 대해서도 폭로했다. 김영미는 “욕설을 하지 않았다는 말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 내 앞에서 (김)초희의 욕을 하는 것도 들었다. 숨기려는 마음이 더 급한 것 같다”고 했다.

자신들을 억압하는 이유는 감독단 가족이 컬링계를 자신들의 뜻대로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은정은 “교수님 가족과 교수님은 우리나라 컬링에 큰 역할을 하고 싶어 하시고, 그 위에서 자신 뜻대로 컬링을 돌아가고 싶어하신다. 거기에 선수들을 이용한다. 선수 성장을 막는 이유는 그 단 한 가지”라며 “모든 게 교수님이 원하시는 사적인 욕심으로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팀 킴’ 선수들은 선수단 감독의 독식이 이제는 끝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을 희망하는 이들은 “선수 생활을 걸었다”며 굳은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김은정은 “용기 냈던 것들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감사에서 모든 것들이 밝혀져서 컬링이 좀 더 바뀔 수 있으면 좋겠다”며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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