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설로는 역부족…29일 만조 ‘인양 적기’지만 성공 미지수
14척의 예인선, 5일간의 준설작업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이집트 당국은 수에즈 운하에 좌초된 ‘에버기븐호’를 물에 띄우기 위해 구난 업체들을 동원해 올림픽 수영장 8배 부피의 모래를 파내는 작업을 밤낮 가리지 않고 진행해왔지만, 배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알자지라통신에 따르면 오사마 라비 수에즈운하관리청장은 2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전날 예인선 14척을 동원해 에버기븐호 뱃머리 주변 모래 약 2만t을 퍼냈고, 9000t의 평형수를 빼냈다”며 “언제 배를 띄울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집트 정부로부터 구난 작업을 위탁받은 독일 선사 버나드슐테와 네덜란드 구난 업체 스미트 샐비지는 뱃머리 주변의 모래를 파내고, 배 안의 짐을 내려 에버기븐호를 물에 띄울 계획이다.
지난 26일 오후 10시30분쯤 먹통이 됐던 에버기븐호의 방향키가 움직이고, 엔진이 작동하자 주변에서 무한정 대기 중이었던 인양 전문가들이 예인선을 통해 인양을 시도했지만, 갑작스러운 간조 현상이 나타나 배를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에버기븐호의 인양 시점과 수에즈 운하의 운항 재개일 역시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로이터통신 등 일부 언론은 구난업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빠르면 이번주 초 선박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밀물이 최고조에 달하는 28~29일을 인양 적기로 꼽았다. 하지만 스미트 샐비지의 모회사 보스칼리스 측은 “모래를 파내도 배가 움직이지 않으면 육지에 타워크레인을 설치해 배에 실려 있는 수천개의 컨테이너를 빼내야 한다. 운하 운항 재개에 수주가 걸릴 수 있다”고 네덜란드 공영 NOS에 말했다. 에버기븐호 구난작업이 예상보다 더뎌지자 미 해군도 현장에 투입돼 준설작업을 돕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