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점퍼’ 바꿔 입은 김은혜 VS ‘정치개혁’ 승부수 건 김동연···경기지사 선거 가를 막판 변수

박홍두·문광호 기자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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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중 경기지사 선거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최대 격전지다. 선거 초반부터 선거일을 사흘 남겨둔 29일까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간 초박빙 접전 양상이 펼쳐지면서다. 가장 많은 인구가 몰려있는 광역자치단체인 데다가 불과 두 달 전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5.32%포인트차로 패배한 곳인 만큼 여야는 사실상 ‘대선 연장전’을 벌이듯이 사활을 걸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권안정론으로, 민주당은 국정균형·인물론으로 맞서고 나섰다. 경기지사 선거 결과가 6·1지방선거 전체의 승패를 가르고 여야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초박빙 ‘윤심·명심’ 대선 연장전

경기도는 지난해까지 이재명 전 후보가 지사로 활동했던 곳이다. 민주당으로선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 지난 3·9 대선까지 최근 전국 선거에서 내리 세 번 이긴 곳이다. 대선 당시 이 전 후보의 손을 맞잡은 김동연 후보가 일찌감치 당 경선을 통과해 ‘명심’ 후보로 불리게 된 이유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이후 다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전초기지로 경기지사 선거를 지목하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김은혜 후보는 대표적인 ‘윤심’ 후보로 꼽힌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힘 선대위 공보단장을 맡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을 지내며 측근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윤심’에 힘입어 당내 경선에서 대권 주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을 제치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두 후보의 여론조사 결과는 초접전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일(지난 26일) 이전 실시된 10여개 여론조사 중 거의 대부분 조사에서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결과가 나왔다. 방송 3사(MBC,·KBS·SBS)가 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23~25일 조사한 결과(경기도민 10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의 경우 김동연 후보 39.1%, 김은혜 후보 37.7%였다.

경기지역에서의 민주당의 지지세가 대선 이후 다시 결집하고 최근 윤석열 정부 초반 국정안정 여론 역시 상승 추세를 보이면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윤석열·민생·부동층’이 관건, 여야 전략은?

경기지사 선거를 가를 막판 관건은 ‘윤석열·민생·부동층’이 열쇳말로 꼽힌다. 윤석열 정부 초반 국정에 대한 기대 효과가 점점 높아지는 상황이 얼마만큼 표심으로 직결될지가 우선 주목된다. 김은혜 후보는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달라”는 ‘정권 안정론’을 내세우면서 김동연 후보와 전임 지사이자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인 이재명 전 후보를 함께 비판하는 양면 전략을 펼치고 나섰다. 김은혜 후보 측 관계자는 29일 통화에서 “현장에서 지난 4년간의 (이 전 후보의) 도정을 심판해달라, 이번 여당은 진짜로 뭔가 이뤄내달라는 기대를 많이 듣고 있다”고 전했다. 김은혜 후보가 지난 24일부터 유세용 흰색 점퍼를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 점퍼으로 바꿔 입기 시작한 것도 이 같은 기대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반면 김동연 후보와 민주당은 국정균형론을 내세우며 윤석열 정부 견제 심리를 부각하고 나섰다. 김동연 후보는 전날 유세에서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독주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24일에는 정치개혁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의 변화도, 정치교체도 제가 앞장서겠다”고 나섰다. 최근 당 지지율이 급락한 것과 관련해 자신이 직접 ‘혁신의 승부수’를 띄우며 중도층 표심에 호소한 것이다.

경기도민의 민생문제도 각 후보들이 집중하는 부분이다.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지만 서울에 비해 낙후된 교통·주거 문제 등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는 점에 집중하고 갖가지 공약을 제시했다. 김동연 후보가 “경제부총리 등 37년간 경제관료로 활동하며 민생을 책임진 유능한 일꾼”이라고 자부하고 나서자 김은혜 후보는 “민간이 주도하는 경제성장에서 경기도가 중심이 되게 할 후보, 중앙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이끌어내 경기도의 밀린 숙제 해결할 후보”를 자임했다. 두 후보는 특히 이재명 전 후보의 유산인 각종 ‘기본소득’ 정책 시리즈를 놓고 대선 토론을 재방송하듯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김은혜 후보는 “폐지하겠다”고 외친 반면 김동연 후보는 “업그레이드를 하겠다”고 맞받았다.

부동층의 투표 향배와 투표율 등은 막판 승패를 가를 요소로 분석된다. 두 후보 측 지지층이 결집해 박빙 승부가 첨예해질수록 그 사이에서 아직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10%안팎의 부동층의 표심이 핵심 관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두 후보 측에서는 ‘네거티브 선거전’을 비롯해 양당을 둘러싼 정국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김동연 후보는 최근 방송 3사 TV토론에서 김은혜 후보의 ‘KT 부정청탁’ 의혹 등을, 김은혜 후보는 김동연 후보의 고액 후원금 의혹 등을 제기하며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의 용산 집무실 이전 논란과 정호영 복지부 장관 낙마 등 내각 인사 비판 여론 등을 악재로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의혹,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입법 강행 처리, 당내 쇄신 갈등 등이 걱정거리다. 두 후보 측 모두 승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이 같은 당 안팎의 상황들이 막판 부동층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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