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결심 섰다”···25일 당대표 도전 여부 발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자택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크게보기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자택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표 도전을 놓고 고심을 이어오던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밝힌다. 나 전 의원은 24일 “결심은 섰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출마에 좀 더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한다.

나 전 의원 측은 이날 기자들에게 나 전 의원이 25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전당대회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한다고 공지했다. 나 전 의원은 설 연휴 기간 동안 잠행하는 와중에 자신을 처음 정계에 발탁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비롯한 여권 원로들을 비공개로 만나 당대표 선거 출마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에는 측근들과 출마 여부와 발표 시기, 장소 등을 장시간 논의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저녁 서울 용산구 자택 앞에서 <경향신문> 등과 만나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결심은 섰고, 내일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나 전 의원은 안철수 의원과의 연대론 등에 대한 질문에도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최대 이슈 중 하나다.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한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출산 시 부채 탕감 검토’ 발언을 하자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에 대한 비판은 쏟아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나 전 의원의 저출산위 부위원장직 사의 표명을 수용하지 않고 해임함으로써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을 비롯한 친윤(석열)계 의원들의 나 전 의원 공격도 이어졌다.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는 유화적 태도를, 윤핵관에게는 적대적 태도를 보이는 양면전략을 구사하며 출마를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17일 대구 동화사를 방문해서는 “결심은 거의 서 가고 있다”며 출마를 사실상 시사했다.

하지만 같은날 나 전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에 대한 저출산위 부위원장직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즉각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반박했고,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여당 초선의원 50명이 나 전 의원을 비판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결국 나 전 의원은 지난 20일 ‘대통령의 본의’ 발언에 대해 “윤 대통령님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21일까지 윤 대통령 해외 순방과 설 연휴를 감안해 출마 여부에 대한 발표를 하지 않아왔다. 후보 등록(다음달 2~3일)이 열흘도 남지 않아 발표를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과의 대립을 피해온 걸로 볼 때 출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당원투표 100%로 치러지는 이번 전당대회 승리를 위해 비윤(석열)계 낙인에서 벗어나려 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출마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을 돕는 김민수 전 국민의힘 경기 성남분당을 당협위원장은 SNS에 25일 나 전 의원 입장 발표 공지를 올리면서 “‘국민의힘’ 여러분과 함께해온 나경원” “보수의 중심에서 보수를 지켜온 잔다르크”라고 썼다. 나 전 의원 측 박종희 전 의원도 지난 20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이) 여전히 전의에 불타 있다”며 “설 연휴가 끝나고 보수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출정식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이 출마하면 이번 전당대회는 사실상 ‘김기현·안철수·나경원’ 3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실시되는 1·2위 간 결선투표는 친윤 주자인 김 의원 대 비윤으로 분류되는 안 의원과 나 전 의원 중 한 명의 대결로 압축될 가능성이 크다. 안 의원은 나 전 의원 출마와 관련해 이날 “지금 얼마나 고민이 많겠느냐”며 “우리 당을 위해서라면 여러 사람이 출마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나 전 의원의 출마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입장 발표 하루 전까지도 나 전 의원이 그 내용에 대해 함구한 것은 그만큼 고심이 컸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측근들과의 회의에서도 출마·불출마를 두고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과 화해를 모색하는 행보를 하고 있음에도 설 연휴 기간 발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이 다시 확인된 것도 나 전 의원에게 불리한 요인이다.


Today`s HOT
폴란드 대형 쇼핑몰 화재 우크라이나 공습에 일부 붕괴된 아파트 브라질 홍수로 떠다니는 가스 실린더 이스라엘 건국 76주년 기념행사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멕시코-미국 국경에서 관측된 오로라
골란고원에서 훈련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 올림픽 성화 도착에 환호하는 군중들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티 아이들 축하하는 북마케도니아 우파 야당 지지자들 이스라엘공관 앞 친팔시위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