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 참수’ 1분40초 영상 파장···젤렌스키 “짐승들 용서 못해”

지난해 여름쯤 촬영된 것으로 추정

미 싱크탱크, 와그너그룹 소행 지목

젤렌스키 “아무것도 잊지 않을 것”

볼로디미르 젤린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포로를 참수하는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온라인에 유포돼 파장이 일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을 “짐승들”이라고 비판하며 세계 지도자들이 러시아의 전쟁 범죄에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격하게 확산한 1분40초 분량의 영상에는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위장복 차림의 남성이 포로를 잔인하게 참수하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에 찍힌 풀 등 주변 환경으로 미뤄봤을 때 해당 영상은 지난해 여름쯤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상에는 의식이 있는 피해자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 이를 지켜보는 또 다른 남성이 참수 후 머리를 사령관에게 보내야 한다고 러시아어로 말하는 소리도 고스란히 담겼다. 피해자의 군복에는 우크라이나군을 상징하는 삼지창 표식이 붙어 있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는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이들로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PMC) 와그너 그룹을 지목했다. 전쟁연구소는 “와그너 그룹이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참수하는 등 전쟁 범죄를 계속해서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에 유포된 또 다른 영상은 파괴된 군용 차량 옆에 머리와 손이 잘린 채 쓰러져 있는 우크라이나 병사 2명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최근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이 영상에서 러시아 군인은 살해된 우크라이나 병사들을 보고 웃으며 “우크라이나군이 우크라이나군을 죽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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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세상 누구도 절대 외면해선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이 짐승들이 얼마나 살인을 쉽게 저지르고 있는지 말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아무것도 잊지 않을 것이고, 이들 살인자를 용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키이우 인근 소도시 부차에서 러시아군이 저지른 민간인 학살을 비롯해 잔혹한 처형이 러시아 점령지에서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이것은 단순한 사고나 에피소드가 아니다. 이전에 부차에서도 수천 번 있었던 일”이라며 “세계의 모든 지도자가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는 영상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러시아는 영상의 진위 파악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영상이 “끔찍하다”면서도 “조작이 만연하기 때문에 영상의 진위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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