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의 역설···반도체 수출 비중, 2016년 이후 ‘최저’

김상범 기자
총 수출 내 반도체 비중. 무역협회 제공

총 수출 내 반도체 비중. 무역협회 제공

올해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19 팬데믹의 사실상 종료로 전세계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줄어들면서다. 반도체 경기는 올 하반기 들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는 30일 ‘무역현안 관련 제4차 언론 간담회’를 열고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수출은 지난 5월 2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13.5% 감소했다. 수입은 같은 기간 6.6% 줄었다. 무역수지는 29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5월까지 반도체·석유제품 품목의 수출이 가장 부진했으며, 국가별로는 중국과 베트남으로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5%·28.2% 줄어들며 높은 감소폭을 보였다.

한국의 1~4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1%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수출국 12개국 가운데 한국보다 더 급격한 감소를 겪은 나라는 홍콩(-18.0%), 대만(-17.7%) 2개국밖에 없으며, 베트남의 수출 감소율은 -13.0%으로 근소하게 한국을 앞섰다.

중계무역국인 홍콩을 제외하면 모두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이다. 한국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중간재 수출이 1~4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0.5% 감소했다. 수출 대상국별로 보면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이 28.5% 줄었고 베트남(-28.2%), 홍콩(-43.8%), 대만(-38.5%) 등도 가파른 감소폭을 보였다.

반도체 수출이 줄어든 요인으로는 세계적인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시작되면서 컴퓨터·노트북·스마트폰 등 IT기기 수요가 감소한 것이 꼽힌다. 코로나 팬데믹 때는 재택근무와 실내활동 등이 늘어나면서 반도체가 호황을 누렸다.

올해 1~4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3% 감소하면서, 전체 수출 가운데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3.4%로 집계됐다. 지난해 18.9% 대비 5.5%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이 15%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2016년 이후 7년만이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지난 몇년 간 코로나 19로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19%를 유지하던 게 오히려 특수한 상황”이라며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경기는 올 하반기 어느 정도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해외 주요 분석기관들은 올해 4분기에 이르면 반도체 시장의 매출 규모 및 성장률 등 지표가 지난해 2분기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첨단 시스템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는 2026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연 평균 3.5%~6.5% 증가해 메모리 반도체(연평균 1.8%)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중심이어서 실적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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