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군, ‘특공대원 윌슨’ 찾기
아이들, 무사귀환 마음 담아 ‘그림’
아마존 정글에서 40일 만에 구조된 콜롬비아 어린이 4명이 자신들을 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자신들의 곁을 지켜줬던 ‘영웅’ 수색견 윌슨이 실종됐다는 소식에 직접 그림을 그려 마음을 표현했다.
콜롬비아 군은 12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에 4남매가 병원에서 그린 그림을 게시했다. 이 그림에는 구름과 태양 아래 산과 나무, 꽃, 나비 등이 그려져 있다. 잔디 위에는 갈색 강아지 한 마리가 있고, 그 아래엔 ‘Wilson’(윌슨)이라고 손 글씨로 적혀 있다.
윌슨은 콜롬비아 군 수색견으로, 이번 구조 작전에서 아이들을 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수색 초반 아이들의 발자국을 발견해 구조대에 아이들의 생존 가능성을 알려줬으며, 추락한 비행기의 잔해를 찾는데 도움을 준 것도 윌슨이었다.
또 아이들을 가장 먼저 발견한 것도 윌슨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아이들이 구조대와 만났을 때는 윌슨은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맏이 레슬리는 개가 한마리 나타나 그 개와 한동안 시간을 보냈지만, 어느 순간부터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들 4명을 모두 무사히 구조하며 ‘에스페란사’(희망) 작전을 완수한 콜롬비아 군에는 이제 윌슨을 무사히 구조해내는 새로운 미션이 주어지게 됐다. 콜롬비아 군은 12일 트위터에 윌슨의 사진을 올리고 “우리 군견인 ‘특공대원 윌슨’을 찾기 위한 작전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콜롬비아 국방부는 “아무도 뒤에 남기지 않는다는 지상명령을 완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 사령관인 엘더 히랄도 장군도 “전투에서 남겨진 동료를 절대 버리지 않는다”며 “에스페란사 작전은 우리 구조견 윌슨을 찾기 위해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에서는 ‘영웅’ 윌슨의 귀환을 바라는 네티즌들의 게시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윌슨의 활약상을 담은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과 그림도 확산되고 있다.
한편 콜롬비아 언론에는 아이들의 극적 구조 순간의 이야기가 공개되고 있다. 아마존 정글에서 4남매가 구조대원에게 제일 처음 한 말은 배가 고프다는 말로 알려졌다.
구조대원 니콜라스 오르도네스 고메스는 “장녀 레슬리가 막내를 품에 안고 나를 향해 달려왔다”며 “레슬리는 내게 ‘배가 고파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두 아이 중 한 명은 바닥에 누워 있었다. 한 아이가 곧 일어나 ‘엄마가 돌아가셨어요’라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 아이들과 함께 비행기에 타고 있던 어머니와 조종사 등 성인 3명은 모두 숨졌다. 아이들 어머니는 비행기 추락 당시 크게 다쳤으나 나흘 정도 살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당국은 어머니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남매를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고메스는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하는 아이에게 “우리는 그 즉시 긍정적인 말을 했다. 우리는 (아이들의) 친구이고 가족, 아버지, 삼촌이 보낸 사람들이라고. 우리가 바로 가족”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말을 들은 아이는 “빵과 소시지가 먹고 싶어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