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문건’ 조현천 보석 청구…군인권센터 “뻔뻔하게 도망”

김송이 기자

보석심문서 “증거인멸 않겠다”

다음 주 보석 허가 여부 결정

지난 3월 입국 직후 체포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연합뉴스

지난 3월 입국 직후 체포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연합뉴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탄핵 국면에 ‘계엄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법원에 보석 석방을 청구했다.

조 전 사령관은 2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유미 판사 심리로 열린 보석심문에서 “보석 청구를 승인해주신다면 절대 도망가지 않을 것이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황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조 전 사령관은 “제가 사령관으로 재임하던 시기의 계엄문건으로 인해서 부대가 해체됐고 수많은 부대원들이 인사조치를 당하고 수사와 재판으로 많은 시련과 고통을 겪었다”면서 “법정을 통해서 실제적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박씨 집권 당시 기무사 요원을 동원해 박씨를 지지하는 집회를 여는 등 정치에 관여하고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지난 4월 조 전 사령관을 구속기소했다.

조 전 사령관은 2017년 2월 기무사에 ‘계엄령 문건작성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박씨의 탄핵이 기각될 경우 예상되는 대규모 시위를 진압하기 위한 병력 투입 방안을 담은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조 전 사령관의 내란예비·내란음모 혐의는 계속 수사 중이다.

조 전 사령관 변호인은 이날 “피고인과 의사 교환을 하기 위해 남부구치소까지 가는 데 한 시간반이 걸리고 하루 반나절이 걸린다”면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와 신속한 재판 진행을 위해 보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면서 보석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이 5년 가까운 기간 동안 수사기간 피하며 생활기반 자체가 미국에 있어 재판이 불리할 경우 얼마든지 도망갈 것”이라며 “(군대) 조직 특수성 상 증인들이 선후배 관계로 엮여 있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크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주 조 전 사령관의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보석 심문 직후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보석 기각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송이 기자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보석 심문 직후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보석 기각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송이 기자

군인권센터는 재판 직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는 조 전 사령관의 보석 신청을 기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조 전 사령관은 국헌문란에 대한 자신의 범죄 행위에 대해 반성은커녕 이 사건으로 기무사가 해체됐고 피해자인 것처럼 뻔뻔한 자세를 하고 있다”면서 “보석 허가가 나면 증인들과 입맞춤해 증거를 인멸할 것이 자명하다”고 했다.

임 소장은 검찰의 계엄 문건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검찰이 체포로부터 3개월이 지나도록 김관진, 박흥렬, 한민구 등 계엄 문건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도 하지 않고 시간만 보내는 저의가 무엇이냐”면서 “대통령은 문건 작성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김관진을 중용하고, 공수처는 거꾸로 송영무 전 국방부장관을 수사하고, 여당은 계엄 문건 작성을 대놓고 두둔하는 일련의 정황이 우연의 일치인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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