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말풍선 엮었더니 한 권의 책이 됐어요”···첫 에세이 펴낸 배우 강혜정

이진주 기자
배우 강혜정씨가 21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카페에서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머릿속에 떠돌아다니는 말풍선을 하나둘 엮었더니 책 한 권이 됐다. (책 출간은) 생소하고 긴장되지만 설레는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달 출판사 제공

배우 강혜정씨가 21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카페에서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머릿속에 떠돌아다니는 말풍선을 하나둘 엮었더니 책 한 권이 됐다. (책 출간은) 생소하고 긴장되지만 설레는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달 출판사 제공

“연기가 아닌 책으로 인사를 드리니 상당히 어색하지만 많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쁘게 생각합니다.”

영화 <올드보이> <웰컴 투 동막골> <연애의 목적> 등에서 개성 강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 강혜정씨(41)가 첫 에세이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을 펴냈다.

강씨는 21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카페에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머릿속에 떠돌아다니는 말풍선을 하나둘 엮었더니 책 한 권이 됐다. (책 출간은) 생소하고 긴장되지만 설레는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은 ‘음악에 흠뻑 빠진 고요한 반항아’ 시절부터 ‘정체 모를 불안으로부터 정신없이 발버둥 치던 젊은 날’ 등 ‘배우 강혜정’이 아닌 ‘사람 강혜정’의 내밀한 기억들이 담겨있다.

공항에서 강씨를 알아본 10대 소녀가 동의 없이 사진을 찍으면서 벌어진 에피소드를 담은 ‘제주공항에서 만난 연예인’, 근거 없는 오해와 편견으로 사람을 무분별하게 공격하는 세태를 비판적으로 성찰한 ‘잔혹동화’ 등 강씨는 일상에서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와 위로를 이번 에세이에 솔직하게 담았다.

데뷔작 <은실이>에서 보여준 실감나는 악역 연기로 동네 아주머니에게 등짝을 맞은 일을 회고하며 “눈물이 핑 돌 것 같이 좋았다”고 고백한 ‘강아지풀’과 작품마다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배우라는 직업의 애환을 담은 ‘스타트라인’ 등 배우로서의 경험과 고민도 담겨 있다.

“많은 사람이 (각자) 숨기거나 피하고 싶은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 책을 통해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구나’라고 생각된다면 덜 외롭지 않을까요. 독자분들께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면 좋겠어요.”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은 그가 일상생활에서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휴대폰에 쓴 글을 모아 엮은 에세이다.

강씨는 “아이가 크면서 시간적 여유가 생기다 보니 창의적인 나를 돌아보는 생각들이 자리 잡았던 것 같다”며 “일기처럼 쓴 글들이 하나씩 쌓이면서 책 한 권이 됐다”고 말했다.

책 출간에는 남편 타블로의 격려와 도움도 있었다. 타블로는 자신의 책 출간을 위해 출판사와 논의하던 중 아내 강혜정의 글을 출판사에 보여준 것이 인연이 됐다. 타블로는 에세이집 <블루노트>로 먼저 작가로 데뷔했다.

“막상 글을 쓰기 시작하니 단 한 명의 독자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에게 글을 보여줬더니 잘 쓴다고 응원해주는 거예요. 응원이 무서운 게 그 한마디에 글을 하나씩 더 쓰게 됐어요.(웃음)”

2017년 영화 <루시드 드림> 이후 6년간 작품 활동을 쉬고 있는 강씨는 “연기 공백기는 있었지만 인생에는 공백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연기는 쉬었지만 다른 걸 만들어내느라 바빴어요. 지금은 그 친구(딸 하루)가 건강하고 밝게 크고 있고 엄마가 책을 냈다고 하니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해줘요.”

올해는 영화 <올드보이>가 2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강씨는 “영화를 찍고 20년이 흘렀는데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며 “20대 초반에 처음 접한 상업 영화라 모르는 것 투성이였는데 대배우· 대감독 사이에서 작업할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현재 계획 중인 차기작과 관련해서는 “내가 해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과감히 뛰어들겠지만 아직은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좋은 작품을 만난다면 (연기를)하고 싶다”고 밝혔다.

배우 강혜정씨의 첫 에세이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 달 출판사

배우 강혜정씨의 첫 에세이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 달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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